리용호 북한 외무상(왼쪽)이 7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을 방문해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리용호 북한 외무상(왼쪽)이 7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을 방문해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복원한 날인 7일(현지시간)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이란 테헤란에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을 만났다.

이란 외무부는 이날 회담 후 “두 장관은 양국의 현재 상호관계에 만족하고 향후 우호를 증진하기를 희망했다”면서 “중동과 국제사회의 최근 상황과 양국의 이해와 관련한 사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외무 수장끼리의 회담을 발표하는 데 특별한 내용은 없었으나 양측이 처한 현재 상황을 볼 때 리 외무상의 이란 방문은 우연치고는 미묘하다.

반미 진영의 전통적 우방인 양측은 모두 미국의 제재 가운데 있으며 특히 이날은 미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금융 제재를 다시 시작했다.

다만 6.12북미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비핵화를 조건으로 미국의 제재를 벗으려 하는 북한과 미국의 제재를 받게 된 이란의 처지는 달라졌다.

이번 방문이 리 외무상의 요청에 따른 것을 고려할 때 미국과 기싸움을 하고 있는 북한이 ‘미국에 모두 걸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현재 미국과 최악의 관계에 있는 이란과의 회담을 추진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북한과 미국이 극한의 갈등 상황에서 극적으로 정상회담을 연 것과 같이 이란도 미국과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정상회담을 공개적으로 언급했으나 이란은 제재와 대화를 같이할 수 없다며 이 같은 예측을 일축한 입장이다.

1980~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북한은 서방이 일방적으로 지원한 이라크에 맞선 이란을 도우면서 좋은 관계를 이어왔다. 제3세계 국가의 모임인 비동맹운동(NAM)의 주축이면서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데도 긴밀히 협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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