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뭐라 해도 나라 통치의 핵심은 ‘국가 안보’와 ‘민생 경제’다. 조선의 4대 임금 세종은 군주라기보다 한글 창제라는 대업으로 인해 학자의 이미지로 우리 뇌리에 깊게 새겨져 있다. 하지만 실제 세종은 훈민정음은 물론 외교 문화 과학 군사 등 모든 분야에서 국토방위와 백성들의 삶과 삶의 질을 위해 애쓴 드라마와 같은 헌신의 흔적을 역력히 확인할 수 있다.

말로만이 아니라 백성에게 필요한 글을 고민했고, 백성이 먹고 살만한 방법을 고민했고, 보다 더 효율적인 농사법을 위해 고민했다.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관청이 서고 제도가 마련되고 제상들과 그 안에서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며 결과를 일궈 냈다. 즉, 나라와 백성들의 삶을 위한 진심어린 고민의 결과물들이다. 뿐만 아니라 북으로는 거란족, 남으로는 왜의 노략질이 그 어느 때보다 성할 때, 4군과 6진을 두어 압록강 두만강을 경계로 하는 오늘날 대한민국 국토를 확정짓고 강력한 군사력과 지도력으로 그들을 소탕함으로써 나라가 가장 안전한 모양새를 갖추게 됐으니, 오늘날 우리는 그의 치적에 합당한 ‘대왕’이라는 칭호를 붙이기에 조금도 인색하지 않다.

세종과 같이 성군이 되고 대왕이 된 데는 살펴봤듯이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역시 군주 내지 통치자가 가져야 할 최고의 덕목은 ‘국가 안보’와 ‘민생’이었다. 이 부분을 놓고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정부와 국민들은 냉철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흠집 내기 등 진영논리로 치부하면서 자신들의 부족함을 합리화시키며 피할 궁리는 이제 그만해야 한다. 참으로 식상하다. 비겁한 자로 역사에 남지 않으려면 기분이 나빠도 반드시 그리해야 한다.

요즘 몇 군데 언론사가 여론조사 기관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지지도가 급속히 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하나같이 안보(북핵, 국방)와 민생을 그 이유로 꼽았다.

지금 대한민국은 해방 후, 찬탁 반탁을 외치던 때를 제외하고 가장 분열의 양상이 극명하게 나타나 대립하고 있는 분열왕국이 돼 있다. 어쩌면 남과 북의 분열보다 더 심각한 게 생각과 가치관의 분열이라 생각된다. 이 갈라진 생각은 안보와 민생보다 더 소중한 가치로 자리매김하며 이 나라를 구렁텅이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국가의 안보와 백성들의 삶이 어찌 지도자 한 사람과 나아가 정부와 여당의 몫이라고만 할 수 있겠는가. 물론 여와 야의 공동의 책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예부터 비가 오지 않으면 임금을 원망했고, 재앙이 닥쳐도 임금의 능력과 부덕의 소치로 인식돼 왔다. 그렇듯이 결과적으로 갈라진 세상을 하나로 만들어 공동의 목적을 향해 나아가게 할 책임은 역시 지도자 한 사람에게 있다는 진리를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 출범에서 지금까지 지지 세력을 위한 지도자로 남기를 작정한 듯한 행보를 고수하며 이어오고 있다.

국가 안보와 나라 살림은 이론이 아니며 지극히 현실 중에 현실이다. ‘군은 보안’이며, ‘보안은 곧 생명’이라는 구호도 있다. 군 통수권자가 앞장서 대한민국 군의 민낯을 드러내며 군의 기강과 사기를 저하시키는 이런 경우는 본 적이 없다. 병이 들면 마땅히 칼을 들이대 고쳐야 한다. 그러나 적과 대치하고 있으며 그야말로 전쟁 중 휴전 하에서 군 수뇌부에서 일어나는 유치한 하극상이라는 군의 치부를 만천하에 다 드러낼 필요까지는 없지 않은가. 지도자와 군 통수권자로서의 능력에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또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보며 나아가 우롱하고 있기에 이러는가 하고 생각하니 참으로 화가 난다.

국민들이 겪는 민생고는 하늘에 사무쳐 있어도 인식의 정도는 너무도 미약해 보인다. 그 이유가 뭘까. 실력과 능력의 부재라 생각한다. 말은 난무한데 실행력은 없다. 오직 그동안 고성장으로 일관된 국가 경제력에 힘입어 모아둔 곡간만을 의식하고 의존해 포퓰리즘적 경제관을 견지하며 대책 없는 공약 즉, 퍼서 주고 해결하려는 정책, 경제는 현실이라는 진리를 외면한 채 측근들의 이론에 도취한 결과가 오늘 대한민국의 창고를 비게 만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겉과 속이 다른 측근들의 위장된 정의가 그 민낯을 드러내며 민주와 진보의 가면 속에 웅크린 악의 실체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안보도 민생도 당장 사느냐 죽느냐 하는 현실이다. 이론과 감상에 취해 현실을 외면한 대가가 얼마나 참혹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지난 정부가 걸어온 길 즉, 고집과 아집과 불통으로 버티다 맞게 된 최후가 반면교사다.

내 조국, 내 나라기에 충고한다. 말뿐 실행력이 없어 신기루만 남겨온 지난 1년여를 뒤돌아보며 진심으로 충고하는 주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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