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규제개혁’ 구호로만 해결 될 일 아니다
[사설] ‘규제개혁’ 구호로만 해결 될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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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경기 성남시 소재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혁신성장 확산을 위한 의료기기 분야 규제 혁신 및 산업육성 방안’ 발표 행사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이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혁신성장을 위해 의료기기 인허가 규제 전면 개편안을 발표했던바, 의료기기산업의 낡은 제도와 관행 및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의료서비스 개선으로 혁신성장 성과 창출로 이어가겠다는 의도에서였던 것이다.

이 행사장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의료기기산업에서 규제 혁신을 이뤄내면 다른 분야 규제 혁신도 활기를 띌 것”이라 밝히면서 그동안 혁신성장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지지부진한 규제 혁신 때문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한 바 있다. 그 후 6월 27일에는 규제혁신점검회의가 전격 취소되자 문 대통령은 “속도가 뒷받침되지 않은 규제 혁신은 구호에 불과하다”고 일갈하면서 대대적인 규제 혁신을 강조했으나 규제 타파는 제자리걸음을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이 연차 휴가를 마치고 나서 열린 첫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또 다시 신산업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이를 가로막는 규제부터 과감히 혁신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달부터 월 1회 규제개혁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같이 문 대통령이 최근 눈에 띄리만큼 빈번하게 규제 혁신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규제가 사회전반에 산재하면서 우리 경제와 국민생활에 폐해를 많이 미치기 때문이기도 한데, 이제 규제개혁은 문재인 정부의 하반기 국정 운영 동력으로 굳게 자리 잡았지만 정부여당의 엇박자 행보가 우려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청와대가 추진하고 있는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 도입을 위한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 대부분은 반대 또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여 법안 처리가 유동적이다. 정부에서 아무리 혁신 성장을 위해 그 앞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인 관련 규제를 없애려 해도 국회에서 제도적 뒷받침이 제대로 안되면 규제 혁신은 한낱 구호에 불과한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도대체 누구를 위한 규제이고 무엇을 위한 규제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해도 규제가 타파되지 않는 현실이다. 제도상으로 규제가 한번 진입되면 끈질긴 생명력의 잡초처럼, 독초와 같이 버티는 규제를 발본색원할 수는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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