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해성 통일부 차관 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추진단 일행이 8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국사무소(CIQ)에서 출경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해성 통일부 차관 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추진단 일행이 8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국사무소(CIQ)에서 출경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차관급 靑 의사 대신 실국장급 北에 통보
통일부 “전혀 사실아냐… 언론보도에 유감”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통일부가 8월에 출범할 예정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장 자리를 통일부 인사로 채우기 위해 독단적으로 북한과 접촉해 북측의 소장을 국장급으로 내정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행위는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장을 차관급으로 격상하려는 청와대의 의중에 반하는 것이다.

일부 언론이 이와 관련 ‘독단적 北 접촉’ 이라고 보도하자 통일부는 즉각 반박했다.

6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청와대와 통일부, 국가정보원 등은 공동연락사무소의 구성과 운영방안에 대해 수차례 회의를 거쳐 지난달 중순께 소장의 직급을 차관급이나 수석급으로 하고 청와대 직속으로 두는 쪽으로 결론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서는 공동연락사무소가 남북 간 교류협력뿐 아니라 판문점 선언 이행 과정에서 폭넓은 의사 교환이 가능해야 하는 만큼 고위직을 앉혀 비중 있게 운영하겠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현재 판문점 연락사무소장이나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장을 맡는 과장 또는 국장급의 실무 책임자로는 북측과 정무적 논의나 깊이 있는 협의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초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공동연락사무소 구성 및 운영을 통일부에만 맡기지 말고 ‘판문점 선언 이행추진위원회’ 논의를 통해 조속히 가동할 수 있도록 지시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통일부는 정부의 이런 방침이 정해진 직후 상부에 보고도 하지 않은 채 공동연락사무소 개설 개보수 공사를 위해 개성공단에 파견된 통일부 당국자를 통해 북한에서 파견할 소장의 직급을 ‘통일부 국장급 인사’와 맞춰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부처 회의 과정에서도 통일부는 연락사무소장을 고위공무원단의 가급(1급) 또는 나급(2급)으로 하고 통일부가 직접 운영하는 방안을 고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개성에서 황충성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장과 따로 만나 이런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통일부 측은 이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통일부는 해명 보도자료를 통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세부 구성 및 운영문제는 현재 북측과 협의 중에 있는 사안으로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며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독단적 北 접촉’ ‘조직 이기주의’ ‘국기문란’ 등의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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