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군창설 기념식 행사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연설을 하는 도중에 폭발물이 터지자 그를 감싸는 경호원들. (출처: 뉴시스)
4일 군창설 기념식 행사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연설을 하는 도중에 폭발물이 터지자 그를 감싸는 경호원들. (출처: 뉴시스)

2대 드론에 1㎏ 폭발물 탑재

야권, 사건 조작 의혹 제기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베네수엘라 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겨냥해 드론을 이용한 폭발물로 암살 공격을 시도한 혐의로 6명의 용의자를 체포했다.

연합뉴스와 현지언론에 따르면 네스토르 루이스 레베롤 내무부 장관은 5일(현지시간) 전날 일어난 드론 폭발 사건을 마두로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한 테러리스트의 공격으로 규정하며 이같이 밝혔다.

레베롤 장관은 “2대의 드론에는 각각 1㎏의 폭발물이 탑재됐으며 폭발로 약 50m의 거리까지 영향이 미쳤을 것”이라며 “앞으로 용의자들이 더 체포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보안요원들이 부인, 고위 인사들과 함께 연단에 있던 마두로 대통령을 향해 움직이던 드론 1대를 격추했다”며 “다른 1대의 드론은 인근 건물에 충돌한 뒤 폭발했다”고 설명했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 국방부 장관은 같은 날 국영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번 드론 공격은 마두로 대통령뿐 아니라 정부 최고의 지도부 전체를 죽이려는 시도였다”며 “베네수엘라를 공격한 누구라도 강력한 응징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로페스 장관은 “우리 군은 통수권자인 마두로 대통령에게 무조건적이며 제한 없는 충성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체포된 용의자들의 신원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용의자 중 1명은 지난해 군 기지 공격 혐의로 체포 영장이 이미 발부된 인물로 확인됐다. 다른 1명은 2014년 반정부 시위에 참가해 체포됐다 풀려난 전적이 있다.

테러에 사용된 드론은 중국DJI사의 대형 드론으로 알려졌다. 영상 촬영 등에 사용되지만 중량급 물건을 옮기는 것도 가능하다.

앞서 마두로 대통령은 전날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국가방위군 창설 81주년 행사에서 연설 도중 드론이 공중에서 폭발하자 긴급 대피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다치지 않고 무사했지만, 군인 7명이 부상을 당했다. 부상 군인 3명은 중상을 입었다.

우파 야권은 마두로 정권이 아무런 증거도 없이 드론 공격을 야권 반대파들의 행위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범야권 모임인 ‘광역 전선’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정부가 이번 사건을 이용하고 있음을 경고한다”며 “정부는 합법적이며 민주적으로 정부에 반대하는 인사들을 범죄자로 만들고 조직적인 인권침해와 억압의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에 비판적인 일부 야권 인사들은 마두로 정권이 살인적인 물가상승과 식품과 생필품 등의 부족 사태로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국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유도하기 위해 이번 사건을 조작했거나 과장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는 사상 초유의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에 허덕이며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경제 붕괴가 미국 주도의 ‘경제전쟁’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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