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닷새간 연차 휴가를 마치고 청와대 관저로 복귀했다. 최고지도자가 직무수행상 맞아야 하는 공적 일상에서 벗어나 차분히 하반기 정국을 구상하는 계기 마련은 매우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경기가 침체되고 민생이 힘든 시기에 여야 협치를 잘 수행해 국민의 삶이 편안해지도록 노력해야 하고, 또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북미대화의 후속 조치들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북미 간 중재 역할을 잘 해야 하는 것 등은 대통령의 하반기 국정 운영 중에서도 핵심 사안일 것이다. 정치·경제·사회적 과제가 산적돼 있는 현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여름휴가에서 구상한 내용들이 6일 개최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나타날 테지만 실용성이 핵심일 것이다.  

그런 가운데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선장이 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 정부에 대해  ‘탈(脫)국가주의’를 제기했고, 아직 국민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이 담론이 여름 정국에서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김 위원장은 우리 사회에 시장(市場)과 시민사회가 성장의 축이 돼야함에도 문재인 정부에서는 “국가가 시민사회와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하려는 이념이 남아있다”며 비판했다. 예로 들어 초·중·고 커피 판매 금지와 먹방 규제 등의 정책 등이 ‘국가주의’라면서 탈국가주의를 사회적 담론으로 제기했고, 이에 더불어민주당이 즉각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국가주의란 무엇인가? 개인보다 국가를 우선시해 공권력에서 강력한 통제력을 부여하자는 사상원리나 정책을 말하는바, 과거 유신시절과 군부독재 시절을 겪었던 국민 입장에서는 부정적 개념이다. 그렇지만 어떤 이념이나 사상이 국민에게 전달돼 사회적 담론으로 공유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문제는 국가주의가 현 정권이 지향하는 국정이념인지, 또 문재인 대통령의 하반기 정국 구상에서 시장질서에 어긋나며 국민 개인적 인권을 짓밟는 요소가 포함된 것인지 등을 잘 감시하는 것이 김 위원장이 제기한 ‘탈국가주의’로 나아가는 길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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