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철 기술경영학 박사

 

존재하는 모든 사물을 연결해 정보를 상호 교환하고, 이를 통해 통합적으로 축적된 데이터를 인공지능을 통해 카테고리별로 마이닝(miming)하고, 목적에 맞게 적절히 활용하고자 하는 초연결, 맞춤형 지능화가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의 특징이라는 것은 이전 칼럼에서도 몇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자율주행차, 드론, 무인선박 등 최근 소개되고 있는 무인이동체 산업은 이같이 새로운 기술혁명의 또 다른 핵심동력이 되고 그 범위를 확장시키는 중요한 모티브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최근 그 관심도도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무인이동체’란 외부로부터의 간섭, 조정이 없이 스스로 외부환경을 인식하고 상황을 판단하여 이동하며, 필요 시에는 작업을 수행하는 지상은 물론, 해상·공중을 망라하는 이동체를 의미한다. 무인이동체는 사용환경에 따라 공중무인, 육상무인, 해상무인 이동체로 분류되며, 인간의 물리적 접근이 곤란한 산악이나 해저환경, 고고도 성층권 탐구 등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응급처방, 신속한 배송 등 경제활동에도 그 용도를 넓히는 방안이 강구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집약체로도 인식되는 이러한 무인이동체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6가지 분야의 원천기술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 

첫째, 탐지 및 인식기술인데 이는 센서를 통해 이동체의 위치, 운동상태와 지형, 장애물을 탐지하고 인식해 본 정보를 획득, 분석, 처리하는 기술이며, 대표적으로 항공센서, 임무센서 등이 있다. 둘째, 자율지능 기술이다. 기기 스스로 상황 및 환경을 인식해 이를 바탕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기술을 의미하며, 영상/음성기반 기계학습 및 센서 데이터 융합 등을 통해 3차원 공간상 외부 물체 위치나 상황에 대한 인식률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셋째, 인간과 이동체 간 인터페이스 기술이다. 무인이동체를 조종하고 활용하기 위한 인간-무인이동체 간 의사소통 기술이며, 지상콘트롤과 가상증강현실이 가미된 원격조종기술, 이 같은 조종기술 습득을 위한 시뮬레이터 기술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중요한 기술은 조종기-이동체, 이동체-이동체 간의 정보를 교환하는 커넥티비티(Connectivity; 연결) 기술이다. 모뎀과 같은 통신장비, 통신을 위한 네트워크 및 무선보안 기술 등이 이에 해당하며, 최근에는 전파통신이 불가한 수중에서 무인이동체 운용을 위한 수중통신용 광통신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올 2월 개최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수백개의 드론을 이용, 올림픽 로고와 엠블럼을 지상 100미터 이상의 상공에서 구현할 때 드론 간 통신을 교환해 서로의 위치를 파악, 충돌하지 않고 계획된 장소로 이동해 연출해 내는 장면에서 본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다. 다섯째로는 이동 및 작업기술을 들 수 있다. 이는 무인이동체의 이동에 필요한 에너지원, 동력장치, 구동장치 및 작업장치와 관련된 기술로 본격 상용화를 위해 지속적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에 속하는 기술에는 배터리, 연료전지와 같은 에너지 저장장치와 모터, 엔진과 같은 동력장치, 프로펠러, 휠과 같은 구동장치, 매니퓰래이터와 같은 작업장치 등이 있다. 마지막 여섯 번째로 이들 모든 기술을 통합, 운용을 가능케하는 시스템 통합(System Integration)을 들 수 있다. 이는 무인이동체 통합에 필요한 각종 S/W 및 H/W 체계, 설계평가 기술과 지능화된 무인이동체의 다품종 소량 생산 방식에 적합한 개발 프로세스를 의미하며, 운영체계(OS) 및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모듈부품, 설계최적화 및 시험평가 등을 들 수 있다. 

과기부의 최근 보고에 의하면 전 세계 무인이동체 산업의 규모는 2017년 현재 약 270억불에서 2026년에는 1500억불 가량으로 연 평균 약 37%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세계적인 불황 하에서 매우 매력적인 성장산업이 아닐 수 없으며, 이에 따라 주요선진국들도 본 산업을 미래 신성장분야로 채택해 기술개발과 시장 선점을 위한 적극적 투자 및 정책 지원을 하고 있다. 미래산업의 특성상 초기에 뒤처지면 그 추격이 쉽지 않다. 무인이동체 기술개발과 시장성 확보, 틈새 공략을 통한 조기 안착 등 정부와 기업들의 주도면밀한 리딩 역할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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