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입항 후 4일 중국행… “대북제재에 구멍”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북한산 석탄을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외국 선박이 국내 항에 정박했다가 최근 출항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의소리 방송(VOA)은 5일 벨리즈 선적의 ‘샤이닝 리치’ 호가 평택항에 머물다가 4일 오후 제3국으로 출항했다고 보도했다. 이 선박은 지난 2일 오후부터 평택항에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간 선박정보 사이트인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이 선박은 중국 톈진(天津)향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샤이닝 리치’ 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제재 조치의 하나로 북한의 수출을 금지하고 있는 북한산 석탄을 반입한 혐의로 우리 세관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북한산 석탄을 적재하고 한국에 들어온 선박이 총 5척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안보리는 지난해 12월 채택된 대북제재 결의 2397호에서 금수 품목을 운반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선박에 대해 억류와 검사, 자산동결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그런데 세관 당국의 조사를 받던 해당 선박이 아무런 제지 없이 출국하면서 안보리 결의 미이행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금수 품목인 북한 석탄 밀반입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억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최근의 북한 비핵화 논의와는 별개로 유엔의 대북제재는 유효하며, 북한 석탄 밀반입은 명백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및 미국의 독자제재를 모두 위반한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북한 핵문제의 당사자이다. 미국에 의존하는 태도를 보이거나 대북 제재에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구나 당사자가 앞장서서 대북 제재의 구멍이 된다면 국제사회의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정부의 북한 비핵화 노력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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