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F 계기 남북·북미 공식회담 무산됐지만 ‘대화’ 분위기는 계속
ARF 계기 남북·북미 공식회담 무산됐지만 ‘대화’ 분위기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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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제25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제공: 외교부) ⓒ천지일보 2018.8.4
4일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제25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제공: 외교부) ⓒ천지일보 2018.8.4

종전선언‧北비핵화 시각차 확인도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개최를 계기로 예상됐던 남북·북미 외교장관 공식회담이 무산됐다. 그러나 전에 없던 긴밀한 대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리 북한 외무상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간 대화 무드에 시선이 쏠렸다.

ARF 개막 전날인 3일 열린 환영 만찬에서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강경화 장관이 대화를 나눴다. 강 장관은 환영만찬 식전 공연이 끝난 뒤 만찬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리 외무상과 대화를 시도했고, 리 외무상에 이에 응하면서 만찬장에서 꽤 오랫동안 서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두 장관의 대화 내용에 대해 “남북·북미 정상회담 이후 여러 상황에 대해 상당히 솔직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다만 리 외무상은 공식적인 회담은 거절했다.

성 김 필리핀주재 미국대사(왼쪽)가 4일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수행하고 있다. 2018.8.4 (출처: 연합뉴스)
성 김 필리핀주재 미국대사(왼쪽)가 4일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수행하고 있다. 2018.8.4 (출처: 연합뉴스)

이튿날 회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에 대한 답장을 전달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북한 리용호 외무상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답신을 전달했다고 자신의 트위터에서 밝혔다.

한국과 북한을 포함해 한반도 주변 외교 수장들이 모두 참여하는 ARF 회의 일정을 마친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북한 측 카운터파트인 리 외무상과 아세안 관련 회의 계기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며 “우리 대표단은 또한 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답신을 전달할 기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 글에는 리 외무상과 만나 악수하는 사진과 성김 필리핀주재 미국대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로 보이는 서류를 리 외무상에게 전달하는 사진도 함께 게시했다.

헤더 나워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성 대사가 리 외무상에게 전한 봉투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답장이라고 설명했다.

4일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5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각국 외교장관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제공: 외교부) ⓒ천지일보 2018.8.4
4일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5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각국 외교장관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제공: 외교부) ⓒ천지일보 2018.8.4

이날 회의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리 외무상과 만남을 갖고 악수를 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특히 리 외무상과 악수를 하며 등을 두들기는 등 친밀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경화 장관은 4일 싱가포르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 등을 공유하고, 양자 현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이날 회담에선 한반도 정세변화에 대한 평가와 함께 남북·북미 정상회담 합의사항 이행을 촉진하기 위한 한미 간 공조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후속 비핵화 협상 동향과 진전 과정을 공유하면서 “남북미 정상이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를 함께 추동해 나가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제반 동맹 현안에 관해서도 빈틈없는 협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싱가포르=연합뉴스) 2018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4일 오후 숙소인 싱가포르의 한 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싱가포르=연합뉴스) 2018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4일 오후 숙소인 싱가포르의 한 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는 종전선언과 북한 비핵화 등 사안에 대한 시각차도 확인됐다.

북한과 비핵화 테이블에 앉은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이행을 위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반면 중국 측은 종전선언이 비핵화와 실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을 보여 미국과 대조적인 입장을 보였다.

종전선언이 비핵화를 견인할 수 있다는 입장은 미국의 시각과는 배치된다. 현재 북한은 비핵화 조치에 앞서 제재 완화나 종전선언 등을 요구하고 있고, 미국은 비핵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비핵화의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지기 전에 종전선언이나 대북제재과 해제 또는 완화될 경우 비핵화 협상력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최근 추가 대북제재로 대북 압박의 고삐를 죄고 나선 것도 비핵화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카드로 해석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아세안 10개국 외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왕이 중국 외교부장, 고노 일본 외무대신, 마르굴로프 러시아 외교차관, 비숍 호주 외교장관, 프리랜드 캐나다 외교장관, 모게리니 EU 외교안보고위대표, 리용호 북한 외무상 등이 참석했다.

ARF 27개국은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인도, EU, 파푸아뉴기니, 몽골, 북한, 파키스탄, 동티모르, 방글라데시, 스리랑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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