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아세안외교안보포럼(ARF)에 참석한 마이크 폼페이오(왼쪽) 미국 국무부 장관이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인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4일 오후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아세안외교안보포럼(ARF)에 참석한 마이크 폼페이오(왼쪽) 미국 국무부 장관이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인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기념사진촬영 때 폼페이오, 등 두들기며 밀착
서류 받은 리용호, 왕이 부장 옆자리서 확인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한국과 북한을 포함해 한반도 주변 외교 수장들이 모두 참여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가 4일 개막한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 간 만남이 이뤄졌다. 

이날 양 장관은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ARF 회의장에서 조우했다. 회의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 때 폼페이오 장관이 리 외무상 쪽으로 걸어와 악수를 청하면서 만남이 이뤄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특히 리 외무상과 악수를 하며 등을 두들기는 등 친밀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때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리 외무상의 뒷줄에 서서 기념사진 촬영에 임했다. 

미국 측이 북한 측에 서류를 전달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대북 협상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성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기념촬영이 끝난 뒤 리 외무상에게 다가가 회색 서류 봉투를 건넸다. 이때 김 대사가 리 외무상에게 이야기를 했으나, 어떤 내용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리 외무상은 회의장 지정석에 앉은 채 서류 봉투 안 문서를 확인했다. 리 외무상 옆자리엔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앉았다. 

문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비핵화 관련 후속 협상 자료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특히 비핵화 논의가 답보 상태인 가운데 이를 진전시킬 새로운 제안이 담겼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미 간 양자회담은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ARF를 계기로 한 북미 외교장관회담이 사실상 성사되기 어려워지면서, 회담 대신 서류 형태로 미국의 입장을 전달했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한편 북한은 우리 측과의 외교장관 회담도 거부했다. 강 장관이 리 외무상과 환영만찬 자리에서 만나 남북 외교장관 회담 성사를 타진했으나, 리 외무상은 북한이 회담 제안에 응할 입장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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