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는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물빛광장에서 시민들이 강바람을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18.8.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는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물빛광장에서 시민들이 강바람을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18.8.3

연일 30도 웃도는 열대야 이어져

한강공원 피서 나온 시민들로 ‘북적’

“에어컨 답답해… 시원한 바람 좋아”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며칠째 열대야 때문에 밤잠을 못 잤어요. 덥다고 온종일 에어컨 틀고 집에 있다 보니까 답답해서 나왔는데 시원한 강바람 쐬니까 잠깐이라도 더위를 잊을 수 있어 좋네요.”

연일 30도를 웃도는 ‘초열대야’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3일 오후 가족들과 함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물빛광장을 찾은 강민석(35, 남, 서울 영등포구)씨는 이같이 말하며 연신 부채를 부쳤다. 강씨는 “밤 11시까지 한강 바람을 즐기다 들어갈 생각”이라며 “밖이 집보다 더 시원해 아이들에게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해가 저문 저녁 9시.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해가 떨어져도 가시지 않는 더위를 식히러 나온 시민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한강을 찾은 시민들은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자전거와 킥보드를 즐기거나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놓고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음식을 먹었다. 특히 한강공원 내 인공 호숫가는 늦은 저녁 시간까지 물놀이를 즐기는 아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이었지만 아이들은 그저 물놀이 삼매경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모습이었다.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기는 동안 어른들은 주변 그늘에서 돗자리를 펴고 부채를 부치거나 휴대형 선풍기로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는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물빛광장에서 시민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18.8.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는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물빛광장에서 시민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18.8.3

서울 신정동에서 온 김은하(43, 여)씨는 며칠째 계속되는 열대야를 피하기 위해 퇴근 후 가족들과 함께 곧바로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김씨는 “집에서 에어컨을 켜지 않고선 저녁에 도무지 잘 수가 없다”며 “에어컨 바람이 아이들 건강에 안 좋을 것 같아 한강 자연의 바람을 느끼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인근 아파트에 사는 김철민(70, 남)씨도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초등학교에 다니는 손녀·손자와 함께 요즘 매일 이곳을 찾고 있다. 김씨는 “요새 날씨가 더워서 손녀·손자를 데리고 한강공원을 찾는 게 일상이 됐다”며 “이렇게 더운 여름은 없었다. 예전에는 며칠 지나면 더위가 지나갔는데 보통 힘든 게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이날 한강공원에는 오후 9시가 넘어서 외출한 시민들이 많았다. 부천에서 한강을 찾은 최민희(18)양은 “저녁에 한강을 찾으니까 확실히 시원한 것 같다”며 “매일 에어컨 바람아래 있다가 한강바람을 맞으니 기분이 상쾌하다”고 했다.

친구와 공터에 앉아 치맥(치킨+맥주)을 즐기고 있던 송민지(20, 여)씨는 “오랜만에 친구들과 한강공원에 나오니까 힐링도 되고 너무 좋다”며 “우리처럼 열대야를 피하러 온 사람들도 많고 바람도 시원해서 너무 좋다”고 말하며 웃음을 지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는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물빛광장에서 시민들이 셀카를 찍고 있다. ⓒ천지일보 2018.8.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는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물빛광장에서 시민들이 셀카를 찍고 있다. ⓒ천지일보 2018.8.3

한편 이날 밤사이 서울의 최저기온은 30.4도를 기록했다. 기상관측을 시작한 1907년 이후 111년 동안 하루 최저기온 가운데 가장 높은 기록이다. 전날인 2일에도 서울의 밤사이 최저기온은 30.3도까지 올라 사상 최고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하루 만에 최고기록이 깨진 것이다.

이로써 서울에는 이틀 연속 ‘초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초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30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현상을 말한다.

기상청은 이번 주만큼 강하진 않지만 다음 주에도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