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서울 중구 위워크 서울역점에서 열린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서울 중구 위워크 서울역점에서 열린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靑, 삼성 방문 김동연에 우려 표명
기재부 “투자 SOS 사실 아냐”
김동연-이재용 만남 불투명

[천지일보=이지예 기자] 청와대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삼성 방문과 관련해, 정부가 재벌에 투자·고용을 구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알려졌다.

한겨레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가 “정부 관계자가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하는 것 자체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김 부총리가 방문하는 당일 삼성의 투자·고용 확대 계획을 발표하면 마치 정부가 재벌의 팔을 비틀거나 구걸하는 것처럼 국민이 오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이에 따라 오는 6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는 자리에서 삼성의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이 정부 관계자에 의해 발표되지 않을 전망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를 통해서도 기존 삼성의 투자 고용 계획 발표는 없을 것이라고 알린 내용 등이 다수 매체를 통해 보도됐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달 말부터 엘지(LG)·에스케이(SK)·현대차·신세계 등 4개 그룹 방문해 ‘현장 소통 간담회’를 통해 총수들의 일자리·투자 계획을 밝혀왔다.

LG(19조원 투자-1만명 고용), 현대차(23조원-4만5000명), SK(80조원-2만8000명), 신세계(9조원-1만명) 투자 계획을 밝힌바 있고, 이에 따라 삼성은 100조원 규모의 ‘투자 보따리’를 풀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오는 6일 삼성의 투자·고용 계획이 발표되지 않을 전망이지만 김 부총리의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은 이뤄진다. 경제부총리가 삼성전자 공장을 찾는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김 부총리는 처음에는 청와대의 제동에 대해 ‘공연한 기우’라며 강행 의사를 보였으나, 막판에 수용하는 쪽으로 급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부총리는 전날(2일) 서울에서 열린 혁신성장관계장관회의에 앞서 “저의 민간기업 방문을 바라보는 일부 시각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대통령이 한마디 했다든지, 저를 포함한 정부당국자가 기업을 방문한다든지 해서 기업의 투자 계획이 갑자기 만들어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나타낸 바 있다.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난자리에서는 “(삼성전자에) 투자요청 SOS를 한다고 하는데 사실과 다른 이야기”라며 “정부가 투자에 대해서 요구하거나 종용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기재부의 이번 방침 변경으로 인해 이재용 부회장이 당일 김 부총리와 만날지는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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