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시대 금속기법을 이어온 상감입사장 김용운 씨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꾸준하게 작품을 많이 만들어 내다보면 국민들도 언젠가는 관심을 가져 줄 날이 있겠죠.”

고려시대 때 발달한 금속 기법인 상감입사의 전통을 잇고 있는 김용운(60) 씨의 말이다. 그는 전국에서 금속 상감입사를 하는 몇 안 되는 상감입사장이다.

상감입사란 쇠나 구리 등의 금속 표면에 홈을 파고, 거기에 금·은·동 등의 다른 금속을 박아 넣는 금속공예 기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 통일신라시대부터 기법이 쓰이기 시작해 고려시대에는 상감입사기법이 높은 수준으로 발달됐다.

김용운 씨는 “이 기법은 중국이나 일본 등에서도 흡사하게 만들어 내나 전문가가 보면 우리 것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며 “우리나라의 독창적 기법이고 어려운 기법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1973년 24세에 스승 송재환(1994년 작고)을 만나 상감입사를 배우게 된 그는 적성에도 맞고 하고 싶은 일이었다며 그냥 이 일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 인연으로 그는 30여 년간 소신을 갖고 우리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 김용운 씨의 작품인 ‘은 상감입사 청동 항아리’ ⓒ천지일보(뉴스천지)

김용운 씨의 상감입사 금속공예 작품은 고려시대에서 조선시대까지 발전해 온 모양을 토대로 한 인주함, 여성장식용 노리개 등이 있다. 그는 “만드는 것이 더디기 때문에 1년에 3~4개의 작품이 완성된다”며 “대구무형문화재제전 등 1년에 3~4번은 행사에 참여해 출품한다”고 말했다.

그의 기법은 딸과 아들이 대를 잇고 있다. 아들 김종국(30) 씨는 어릴 때부터 접했던 것이기에 자연스럽게 상감입사를 해야겠다는 꿈을 키웠다고 한다. 그는 지난 2008년 1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아버지의 전통 기법을 배우고 있다.

그는 “상감기법으로 된 우리나라 유물이 몇 점 없기에 대부분 보물과 국보로 지정돼 있다”며 “그만큼 가치가 있는 우리나라 기법인데 극소수다보니 작품을 만들 때 참고할 만한 것이 많지가 않아 아쉽다”고 전했다.

한편 김용운 씨의 작품은 지난 7일부터 열린 대구무형문화재제전에서 만나볼 수 있다. 문화예술회관에서 12일까지 열리며 소목장·하향주·대고장·단청장·모필장의 작품도 전시된다. 마지막 날인 12일에는 오후 3시부터 고산농악, 공산농요가 시연되며 4시 30분부터 영제시조, 살풀이춤, 가곡, 판소리 시연이 팔공홀(대공연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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