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함께-인과 연’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한국형 판타지 블록버스터… 최초로 1·2부 동시 제작

1편에서 뿌린 떡밥 2편에서 모아 맞춰 궁금증 해소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더 깊어지고 풍성해진 드라마와 볼거리로 돌아왔다.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감독 김용화)’은 환생이 약속된 마지막 49번째 재판을 앞둔 저승 삼차사가 그들의 천 년 전 과거를 기억하는 성주신을 만나 잃어버린 비밀의 연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전편에서 원귀로 등장한 ‘김수홍(김동욱 분)’의 재판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천 년 동안 48명의 망자를 환생시킨 저승 삼차사는 한 명만 더 환생시키면 새로운 삶을 얻을 수 있다. ‘강림(하정우 분)’은 군대 내 오발 사고로 죽음을 맞은 김수홍을 마지막 귀인으로 정하고 ‘염라대왕(이정재 분)’에게 재판을 해달라고 요구한다. 염라대왕은 저승 삼차사에게 ‘성주신(마동석 분)’ 탓에 저승 차사들이 가는 족족 실패하는 노인 ‘허춘삼(남일우 분)’을 수홍의 재판이 끝나기 전까지 저승으로 데려오는 것을 조건으로 강림의 제안을 수락한다.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이에 강림은 저승에 남아 김수홍의 재판을 진행하고, ‘해원맥(주지훈 분)’과 ‘덕춘(김향기 분)’은 허춘삼을 데리러 이승에 간다. 원귀였던 김수홍의 지옥 여정은 험난하기만 하다. 자신의 환생에 집착하는 강림의 속내가 궁금한 김수홍은 사사건건 강림을 자극한다. 이를 가라앉히기 위해 강림은 1000년 전 과거를 김수홍에게 털어놓는다. 이승에 내려간 해원맥과 덕춘은 막강한 성주신의 힘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한다. 그러던 중 성주신이 자신들을 저승으로 데려간 저승 차사였으며, 모든 과거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해원맥과 덕춘은 성주신과 거래를 통해 과거의 사건을 듣게 된다.

‘신과함께’는 한국형 판타지 블록버스터다. 한국 최초로 1, 2부를 동시에 제작한 ‘신과함께’가 1편에 이어 천만영화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편인 ‘신과함께-죄와벌’이 귀인 ‘자홍(차태현 분)’을 환생시키기 위해 일곱 지옥의 재판을 중점적으로 보여줬다면 2편에선 현재와 과거를 배경으로 얽힌 인(因)과 연(緣)에 대해 풀어낸다.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이미 저승 세계관과 저승 삼차사들의 관계를 쌓아놨기에 빠르고 탄력 있게 영화가 전개된다. 알게 모르게 뿌려진 떡밥들이 하나, 둘씩 퍼즐 조각처럼 맞아가니 강림을 포함한 삼차사와 염라대왕 사이에 얽힌 궁금증이 모두 해소된다.

자칫 신파가 되거나 지루할 수 있는 이들의 이야기는 1편의 쿠키영상에서 등장했던 성주신이라는 카드를 통해 자연스럽게 들려준다. 성주신은 삼차사가 사람일 때 저승으로 인도했던 저승 차사였다는 설정으로 가볍지 않게 장대한 서사를 풀어낸다. 이로 인해 이승과 저승,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가 하나로 어우러진다.

그들이 어디서 왔고, 어떻게 죽음을 맞이했으며, 왜 저승 차사가 됐는지 등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새로운 저승 삼차사를 마주하게 된다. 이와 함께 전편에서 강조했던 용서와 구원의 메시지도 함께 전달된다.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여기에 허춘삼과 손자 ‘현동(정지훈 분)’이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성주신의 감동적인 서사까지 더해진다. 마동석은 우락부락한 외모 안에 숨겨진 푸근한 매력과 여린 마음을 연기한다. 저승 차사를 단숨에 제압해버리는 압도적인 힘을 가진 성주신이지만 인간들에게 꼼짝하지 못하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지옥의 모습도 달라졌다. 김용화 감독에 따르면 ‘신과함께’에서 보이는 지옥은 사람마다 다르다. 사람에 따라 다른 지옥이 생성되고, 다른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원귀였던 수홍의 지옥은 1편 자홍의 지옥과 다르게 소멸하는 재판장으로 표현됐다. 또 1000년 전 설원에서의 치열한 전투 신부터, 철거촌 활극까지 생생한 현장감을 살린 CG는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1편에서 ‘과도한 신파’라고 비판받았지만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꼽히는 김수홍과 ‘어머니(예수정 분)’의 마지막 대화 신을 기대한 관객은 실망할 수 있다. 전편에서 모성애를 다뤄 눈물을 흘리게 했던 영화는 이번에 부성애를 이야기하며 마음 한구석을 아릿하게 만든다.

이야기의 농도가 짙어지면서 배우들의 연기에 한층 무게감이 실렸다. 하정우는 망자의 이야기만 했던 삼차사의 리더 강림으로 분해 우직하면서 내밀한 감정연기를 선보인다. 허세와 유머를 가진 해원맥으로 분했던 주지훈은 이번엔 과거의 진실을 마주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는 지난 1일 개봉해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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