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속으로] 카누 ‘한강호’와 ‘대동호’
[스포츠 속으로] 카누 ‘한강호’와 ‘대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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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서울과 평양의 대표적인 명물은 한강과 대동강이다. 한강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흘러가며 서울을 강북과 강남으로 가른다. 대동강도 평양을 동쪽에서 서쪽으로 둘러싸며 강북과 강남으로 나눈다. 한강과 대동강은 남북 분단이후 험난한 현대사의 격류를 헤치며 살아온 남북민들의 땀과 눈물을 지켜봤다.

‘한강의 기적’. 한국이 6.25전쟁 이후 페허에서 일어나 눈부신 경제발전상을 이룬 것을 외국에서는 독일 ‘라인강의 기적’에 빗대어 이렇게 불렀다. 1960년대 한때 사회주의 국가의 모델로 평가받았던 북한은 ‘은둔의 왕국’이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대동강을 남과 북으로 나눠 평양에 아파트와 고층 건물로 현대화된 도심을 만들고 ‘지상의 낙원’이라며 대내외에 과시했다. 여담이지만 1991년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축구 선수권대회 남북 단일팀 구성을 위한 평양 경기 취재차 방북을 했을 때 본 대동강의 첫 기억은 아직도 또렷하다. 한강보다는 강폭이 작지만 능라도, 양각도 등이 마치 고구마 모양으로 강가에 있었고, 강 절벽위로 을밀대와 모란봉이 우뚝 솟아 있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북단일팀의 남녀 카누 드래곤보트(용선)의 이름을  ‘대동호’와 ‘한강호’로 각각 명명했다는 소식을 듣고 남북 교류가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해가는 현재의 상황에 잘 맞는 결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배의 이름이기는 하지만 남북한의 대표적인 강으로 상징적 의미가 깊다. 이번에 사상 처음으로 구성된 카누에서의 남북단일팀은 먼 훗날 대동강과 한강에서 합동훈련을 지속적으로 갖고 싶은 염원에서 이같이 이름을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카누를 비롯해 조정 등 이번에 남북 단일팀이 구성된 ‘물 종목’은 팀웍과 끈기로 선수들의 호흡을 잘 맞추는 게 아주 중요하다. 선수들이 양쪽 날개가 있는 패들로 좌우 교대로 잘 젓고, 배의 맨 앞에 선수가 발로 조정을 잘 해야 경기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선수들은 지난달 29일부터 한국에 도착, 충주 탄금대 국제조정경기장에서 아시안게임에 대비한 본격적인 합동훈련을 갖고 있다. 특히 카누 드래곤보트로 불리는 용선은 10명의 패들러와 키잡이, 드러머(북 치는 선수) 등 12명의 선수가 한 팀을 이뤄 경쟁하는 종목으로, 남·녀부 각각 6명씩 총 24명의 선수가 참여했다. 남북단일팀은 이번 아시안게임 용선 종목에서 개최국 인도네시아와 용선종목 최강국인 중국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낸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남북단일팀 종목으로 출전하는 카누, 조정 등에서 메달을 딸 경우 한국과 북한의 선수단 메달과는 별도로 남북 단일팀 메달로 분류, 별도로 집계한다는 게 아시안올림픽평의회(OCA)의 방침이다. OCA는 남북단일팀에서 딴 메달을 남북한 메달로 각각 집계할 경우 공평성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판단아래 이같이 결정한 것이다.

한강호와 대동호가 아시안게임에서 얼마나 선전할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에서의 남북 단일팀 운영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면 남북 교류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을 것이다. 비록 이번 배이름은 남측에서 지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앞으로 남북 관계가 더 활성화되면 북한에서도 배이름을 짓고, 수시로 한강과 대동강에서 공동 훈련과 개별훈련을 실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남북한 선수들이 합동훈련을 하는 충주 탄금대 조정경기장에서 흐르는 남한강은 양평 두물머리(양수리 兩水里)에 이르러 북한 금강산에서 발원한 북한강과 만나 한강으로 내려가 서해로 이어진다. 카누, 조정 등에서의 남북 단일팀이 통일의 물꼬를 트는 선도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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