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총무원장 설정스님 은처 의혹의 당사자인 김씨가 하와이 무량사 도현스님의 주장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18.8.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총무원장 설정스님 은처 의혹의 당사자인 김씨가 하와이 무량사 도현스님의 주장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18.8.1

“녹취 목소리는 내가 맞지만
내용은 스님 주도로 조작해
수정 반복해 이야기 만들어
도현스님 법적 대응 조치”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 은처로 지목된 김○정씨가 자신의 과거 발언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자 의혹 해명에 나섰다.

1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김씨는 기자회견을 하고 지난달 24일 도현스님이 언론에 공개한 녹취록의 장본인이 자신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해당 녹취록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사고 있다. 김씨는 하와이 무량사 주지 도현스님과 대화를 나눈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녹취록에 등장하는 정황은 도현스님이 주도해 조작한 것이라며 책임을 도현스님에게 넘겼다.

이날 김씨는 조계종 총무원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를 타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입장문을 완벽하게 쓰지 못했다고 운을 뗀 김씨는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읽어 내려갔다.

입장문에 따르면 1999년 1월 일본에 있던 김씨는 딸 전○경씨의 입양 문제가 발생해 치료차 미국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설정스님을 수소문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무량사 도현스님과 연락이 닿았고 도와주겠다는 말에 하와이로 가서 도현스님을 만났다.

김씨는 “절집 문제로 수많은 소송을 했다는 도현스님이 말보다 증거가 중요하다며 녹음을 권유했다”면서 “차후를 대비해 놓는 게 좋고 밖에 노출하지 않는 조건으로 녹음했다”고 말했다. 이어 “도현스님의 자문으로 글의 큰 대략을 몇 개 정해놓고 살을 붙이는 형식으로 글이 작성됐다”며 “수정을 반복해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녹음을 하려고 하니 말이 술술 나오지 않아 녹음 또한 반복에 반복을 거듭해 1주일에 걸쳐 완성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친자확인소송 역시 도현스님 조언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보살펴주던 노보살 의견을 물은 후 설정스님과 연락이 닿으면 취하하면 된다고 판단해 소송했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김씨는 “내 문제 해결에만 혈안이 돼 있었다.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기적으로 했다”고 해명했다.

그동안 설정스님 친자 의혹과 관련해 도현스님을 언급하지 않은 이유로는 “하와이에서 쌓은 우정과 인간적인 의리를 생각해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이라며 “녹음 공모자지만 어떤 형식으로든 법적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설정스님의 유전자 검사 등 의혹 해명에 대해서는 “성인이 된 딸과는 관계가 끊어졌다”며 “그런 상태에서 유전자 검사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4일 조계사 옆 우정공원에서 도현스님은 ‘총무원장 설정스님 은처자 폭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스님은 1999년 2월 19일 설정스님의 은처로 지목된 김씨와 나눈 대화라면서 녹취록과 원본 음성을 언론에 공개했다. 스님은 1998년부터 1999년 사이 김씨와 대화를 나눴고, 김씨가 설정스님의 아이를 낳았다고 고백하자 녹음을 시작했다고 녹음 경위를 설명했다. 실제로 녹취록에서 김씨는 도현스님의 유도질문에 맞춰진 답을 했다기 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형식으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읽혔다.

김씨와 도현스님의 입장이 서로 다른 가운데 진실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MBC PD수첩이 1일 ‘큰스님에게 묻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에게 제기된 학력위조, 100억대 부동산 보유, 은처자 의혹 등을 보도했다. 또 교육원장 현응스님과 관련해서도 성추행 및 유흥업소 법인카드 결제 의혹 등을 제기했다. (출처: 해당방송 화면캡처) ⓒ천지일보 2018.5.2
MBC PD수첩이 1일 ‘큰스님에게 묻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에게 제기된 학력위조, 100억대 부동산 보유, 은처자 의혹 등을 보도했다. 또 교육원장 현응스님과 관련해서도 성추행 및 유흥업소 법인카드 결제 의혹 등을 제기했다. (출처: 해당방송 화면캡처) ⓒ천지일보 20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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