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랑’ 한효주. (제공: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인랑’ 한효주. (제공: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영화 ‘감시자들’ ‘뷰티 인사이드’ ‘해어와’ ‘오직 그대만’ 등을 통해 자신만의 이미지와 연기력으로 스펙트럼을 넓혀 가고 있는 배우 한효주가 그 어느 때보다 입체적인 캐릭터 ‘이윤희’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영화 ‘인랑’에서 죽은 섹트 소녀의 언니로 ‘임중경(강동원 분)’의 마음을 흔들어야 하는 이윤희로 분했다. 영화는 2029년 경찰조직 ‘특기대’와 정보기관인 ‘공안부’를 중심으로 한 절대 권력기관 간의 숨 막히는 대결 속 늑대로 불리는 인간병기 인랑의 활약을 그린 작품이다.

통일선포 후 닥친 경제 위기로 사업에 실패하고 죽은 아빠가 물려준 작은 책방을 혼자 운영하는 이윤희는 자신과 닮은 외로움을 가진 임중경에게 끌린다. 한효주는 자신의 아픈 상처를 가진 이윤희의 복합적인 감정을 입체적으로 전달한다.

한효주는 “‘인랑’은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연기적으로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이라고 평했다.

영화 ‘인랑’ 한효주. (제공: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인랑’ 한효주. (제공: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다음은 한효주와의 일문일답.

-‘인랑’의 첫인상은 어땠나.

어려웠다. ‘어떻게 만들어질까’ 궁금했다. 김지운 감독님과의 작업을 꼭 한번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기회가 와서 기뻤다. 감독님 작품의 일원이 된다는 것에 감사했다. 영화의 평이나 결과에 상관없이 그 과정을 함께 했고 옆에서 지켜봤다는 게 좋았다. 촬영장에서 설렐 때가 되게 많았다. 오랜만이었다. 과정이 즐거운 영화여서 개인적으로 후회 없이 작품에 만족한다.

-지금까지 배우 한효주가 맡은 역과 다른 결의 연기를 보여주는 것 같다. 의도한 모습인가.

영화를 시작하기 전에 이번 영화를 통해서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배우로써 각오했다. 새로운 얼굴을 꺼내 보여드리고 싶었다. 김지운 감독님이라면 제 새로운 얼굴을 꺼내 보여주실 수 있을 것 같았다.

습관적으로 가진 모습을 경계하고 깨려는 시도를 하기는 쉽지 않다. 늘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랄까. 이윤희이라는 캐릭터는 꽤 어려운 도전이었다. 각오했던 것처럼 새로운 얼굴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만족한다.

영화 ‘인랑’ 한효주. (제공: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인랑’ 한효주. (제공: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이윤희를 연기하면서 가장 버려야겠다고 생각한 부분은.

보통 ‘연기를 이렇게 해야겠다’고 계획한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선 제 감정을 먼저 가져가기보다 현장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우선으로 했다. 저를 유연하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이 저한테 입히시려는 색깔을 제가 잘 입도록 저를 하얗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캐릭터에 대해 고민은 하지만 생각을 덜어내려고 했던 것 같다. 이번에는 정말 감독님을 믿고 맡겼다. 감독님도 저한테 새로운 얼굴을 꺼내고 싶은 생각이 있으셨던 모양이다. 계속해서 자극을 주셨다. 어떤 면에서는 제가 그걸 표현하는데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벽에 부딪힐 때마다 고민하게 되고 생각하게 만드는 현장이었다.

-이윤희와 임중경의 멜로 라인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이윤희는 임중경의 어떤 면에서 끌렸을까.

어떤 면에서 자기와 닮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무리 안에 있지만 외롭고 고독하다. 연민이 가는 상대가 아니었을까. 자기가 맡은 임무가 있지만 연민을 느꼈기 때문에 많이 갈등하게 되고 흔들린다.

-원작에서 이윤희의 감정 표현은 건조하다. 영화에서는 변화를 주도록 했나.

원작의 정서가 워낙에 좋기 때문에 대사를 직접 쓰진 않지만 많이 참고했다. 감정연기를 하면서 풀어내기 힘들거나 막힐 때가 있으면 원작을 돌려보기도 했다. 원작보다 표정도 다양해지고 다채로워졌다.

영화 ‘인랑’ 한효주. (제공: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인랑’ 한효주. (제공: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임중경에게 같이 떠나자고 하는 장면에서 한효주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같다.

이윤희라는 캐릭터가 처한 상황이 매우 힘들다. 일반적으로 겪는 상황이 아니라 처절하리만큼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캐릭터에 대한 연민이 많았다. 그 신이 이윤희가 처한 상황을 직접적으로 표현한다고 생각한다. 전날 잠을 못 잘 정도로 부담이 됐다. 부담감을 많이 같고 촬영에 임했다. 이틀 나눠서 촬영했는데 너무 추워서 힘들었다.

찍고 나서 직접적으로 몸으로 느낀 것처럼 이윤희라는 캐릭터가 더 이해됐다. 분하기도 하고 내가 선택한 것도 아닌데 어쩌다 보니 이런 시대에 살고 있고 처한 상황에 대한 억울함도 있었다. 여러모로 힘든 캐릭터였다.

-‘인랑’을 통해 도전한다고 했는데 성공한 것 같은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얼굴 낯선 얼굴을 이번 영화를 통해서 보여드린다. 저도 본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처음에 각오했던 것들이 이뤄진 것 같다. 도전 성공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제 개인적으론 만족한다. 나를 한 커플 벗겨냈다. 내가 가진 틀을 깨려고 노력했다는 부분에서는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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