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작가전 “남북 미술의 문화적 동질성·유대성 느낄 수 있어”
남북작가전 “남북 미술의 문화적 동질성·유대성 느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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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김예슬 기자] ‘8.15 광복 73주년 및 정전협정체결 65주년 기념 남북작가전’에 전시된 북한 한태순 작가의 ‘금강산 구룡폭포’ 그림과 우치선·임사준 작가의 고려청자 작품. ⓒ천지일보 2018.8.2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8.15 광복 73주년 및 정전협정체결 65주년 기념 남북작가전’에 전시된 북한 한태순 작가의 ‘금강산 구룡폭포’ 그림과 우치선·임사준 작가의 고려청자 작품. ⓒ천지일보 2018.8.2

 

8.15 광복 73주년 및 정전협정체결 65주년 기념 남북작가전

한반도문화재단·월전미술문화재단·송화미술관 함께해

남한의 월전 선생과 북한 대표 작가 작품 한자리에 전시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지난 7월 27일은 6.25전쟁을 중지하는 ‘정전협정’을 체결한 지 65주년을 맞는 날이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북미 간 대립으로 한반도에 긴장감이 고조됐으나 올해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과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리면서 평화통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때 ‘8.15 광복 73주년 및 정전협정체결 65주년 기념 남북작가전’이 열려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벽원미술관에서 7월 26일부터 8월 12일까지 진행된다. 한반도문화재단(대표 차재우)이 주최하고 월전미술문화재단(이사장 장학구)과 송화미술관(관장 김영숙)이 주관하는 이 전시회는 남한의 대표작가인 월전(月田) 장우성(1912∼2005) 화백의 그림과 북한의 한태순, 박래천, 황영준, 강정님, 김상직 작가 등의 작품을 함께 전시하고 있다. 그간 남북이 문화·체육 부문의 교류는 때때로 이뤄졌지만 회화작품의 교류·전시는 거의 없었기에 이번 전시회가 갖는 의미가 크다 하겠다. 전시회 오픈 행사는 정전협정체결 65주년을 맞은 지난달 27일 개최됐다.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지난달 27일 한반도문화재단 차재우 대표가 이번 전시회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2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지난달 27일 한반도문화재단 차재우 대표가 이번 전시회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2

차재우 한반도문화재단 대표는 남북작가전을 열게 된 이유에 대해 “남과 북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한반도 평화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미국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차 대표는 원래 이와 같은 전시회가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워싱턴D.C. 방문에 맞춰 2017년 6월부터 ‘한미동맹과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며 문재인 대통령 워싱턴 방문을 환영합니다’란 부제를 단 전시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당시 북한에서 송환된 오토 웜비어의 안타까운 죽음 때문에 취소됐다. 이후 올해 6월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축하하는 의미의 ‘조미정상회담 축하 남북작가전’이 이천시립월전미술관에서 개막했다. 남한의 장우성 화백의 작품과 더불어 북한의 선우영, 정창모 작가 등의 작품이 함께 전시됐다. 이번은 두 번째로 열리는 남북작가전이다.

차 대표는 이날 개막 행사에서 “오늘 이렇게 이만열 스승님을 비롯해 귀한 분들을 모시고 남북작가전을 열게 돼 감격스럽다”면서 “귀한 자리를 마련해 준 월전미술관과 북한 작가의 작품을 기꺼이 전시해 준 송화미술관에 감사드린다. 또 남북 원로들의 그림과 함께 젊은 작가 한 분도 모셨다. 함께해 준 박은지 작가님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남과 북은 오랜 시간 서로 단절된 채 살아온 만큼 이질성을 느끼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남북작가전에서 만나본 남과 북의 미술은 문화의 동질성과 유대성을 느낄 수 있다. 서로 떨어져 살아왔지만 같은 뿌리에서 나온 민족적 동일성을 느끼는 순간이다.

작품 ‘무경계1’로 참여한 박은지 작가는 “북한 미술의 특징은 대개 사회주의 국가에서 나타나는 미술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우리 민족의 문화적 동질성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학구 이천시립월전미술관장도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 문화의 동질성과 남북의 개성을 확인할 수 있다. 남북미술 교류 전시의 갈증을 풀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한을 대표하는 월전 장우성 화백은 문인화를 통해 한국화단을 빛냈던 원로작가다. 동양 고유의 정신과 격조를 계승하며 현대적 조형기법을 조화시켜 ‘신문인화’의 회화세계를 선보였다. 이번 전시회에는 분단의 아픔인 휴전선을 그린 ‘단절의 경’ 작품이 가장 돋보인다.

북한 작가의 작품은 사회주의 미술의 특징답게 사실적 묘사와 직설적 채색이 돋보인다. 그럼에도 동일한 전통과 예술적 근간을 볼 수 있다.

김영숙 송화미술관장은 한태순 작가의 ‘금강산 구룡폭포’를 소개하며 “바위의 명암을 세밀하게 표현하고 물보라는 힘 있게 그려낸 대작이다. 탄탄한 묘사력과 농밀한 색감이 두드러지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한태순 작가의 작품 중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했던 주석궁에 걸린 작품인 ‘파도’의 또 다른 작품이 전시돼 친근함을 느끼게 한다. 한태순 작가는 주석궁에 걸린 ‘파도’ 3점을 그렸다.

이외에도 북한의 미인도라 할 수 있는 강정님 작가의 ‘살구꽃 필 때’, 금강산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박래천 작가의 ‘금강산 천화대’ 등의 작품이 눈길을 끈다. 이와 함께 고려청자를 재현한 우치선 작가와 임사준 작가의 청자도 특별 전시돼 있다.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남한을 대표하는 월전 장우성 화백의 ‘단절의 경’. ⓒ천지일보 2018.8.2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남한을 대표하는 월전 장우성 화백의 ‘단절의 경’. ⓒ천지일보 2018.8.2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북한 한태순 작가의 ‘파도’. ⓒ천지일보 2018.8.2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북한 한태순 작가의 ‘파도’. ⓒ천지일보 2018.8.2

장준구 월전미술문화재단 학예실장은 “이번 전시회는 남한과 북한 작가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비교, 감상할 수 있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바로 수묵채색화의 대표작가로서 문인화의 형식을 통해 전통에 근간한 현대화를 추구한 남한의 월전 장우성 화백, 그리고 서양화법에 근거한 사실주의적 양식과 기법을 통해 현대화를 추구한 한태순·박래천 작가 등의 작품을 동시에 만나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소개했다.

그는 “반세기 이상 갈라진 남북이 사회적 상황 못지않게 미술에 있어서도 차이가 생긴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북한의 경우 미술에 있어서 시각적으로 명료하고 기능성이 큰 사실주의적 화풍에 비중을 두었다”면서 “그러나 남북 작품의 하나의 공통분모를 발견하게 된다. 현재 나누어져 있지만 본래는 하나였고 또 그 정신적, 예술적 근간은 따로이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라 하겠다. 바로 뿌리가 같기에 등장할 수 있는 현상이다. 동일한 맥이 면면히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개막식에 축사를 전한 이만열(전 숙명여대 교수, 전 국사편찬위원장) 박사는 “이번 전시회는 문화예술 분야 교류를 통해 남북화해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평했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은 “분단 역사를 넘어 희망을 갖게 되는 시점이다. 평화·통일의 새 역사를 만들어 가는 데 이 전시회가 큰 의미를 부여하고 기여하길 바란다”고 축사했다.

전시회에는 미국 링컨 대통령의 부인 메리 토드 여사의 어린 시절을 그린 가족초상화도 함께 전시된다. 윌리엄 헨리 포웰의 ‘링컨 대통령 영부인 메리 토드 여사 가족의 일리노이 시절’은 가로 세로 2m가 넘는 대작으로 워싱턴D.C.에 원본이 있다. 차재우 대표가 특별히 의미를 두는 작품이다.

남과 북의 대작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남북작가전은 오는 12일까지 계속된다.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지난달 27일 김영숙 송화미술관장이 북한 미술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천지일보 2018.8.2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지난달 27일 김영숙 송화미술관장이 북한 미술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천지일보 201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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