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림 (출처: 황규림 인스타그램)
황규림 (출처: 황규림 인스타그램)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개그맨 정종철 아내 황규림이 ‘둥지탈출3’ 출연 후 불편한 심경을 밝혔다.

황규림은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황규림은 글을 통해 “제가 본 둥지탈출 스튜디오에서 봤던 이유와 다르게 아이의 입에서 하기 힘든 유서라는 단어가 나오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분명 저희가 스튜디오에서 본적이 없는 영상이었다”라며 “여론은 순식간에 엄마가 더 이상 유서를 쓰지 않았으면으로 바뀌면서 저희 아이는 마치 엄마가 없어질까 봐 정서가 불안하고 안쓰러운 그런 아이로 바뀌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황규림은 “작가분들과 그동안 연락을 많이 주고받았었는데 한 번만이라도 그 얘기를 방송에 하고 싶다는 얘기를 해주셨으면 상황이 달라졌을 텐데, 서로 예는 지켰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라고 전했다.

황규림은 “저희가 할 수 있는 힘이 없습니다. 그랬기에 이런 일도 발생한 거겠지만요. 일단 공식영상에서 아이가 그 이야기를 한 영상을 빼달라고 요청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시보기영상을 저희가 스튜디오에서 봤던 영상으로 바꿔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둥지탈출방송으로 유서에 관련된 기사들을 삭제시켜 주십시오. 마지막으로 시후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며 “괜찮습니다. 어른들도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욕심이 과한 순간은 누구에게나 있으니깐요”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7월 31일 방송된 tvN ‘둥지탈출3’에서는 옥동자 정종철 황규림의 세 자녀의 일상이 공개됐다.

이날 정종철 황규림 부부의 아들 정시후는 “제 아빠 때문에 별명이 옥동자 미니미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엄마를 “빠삐(바비 인형을 귀엽게 부르는 애칭)”라 부르는 등 엄마 덕후의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정시후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엄마는 동생들이 싸울 때 힘들어한다. 저희 엄마는 행복해야 한다"면서 "세 명이나 나으셔서 애를 낳고 산후 우울증으로 힘들어하셨다. 지금은 회복하셨다. 다시 또 유서를 쓰신다면 속상할 것 같다. 슬플 것 같다"고 말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애잔하게 했다.

다음은 황규림이 올린 전문이다.

제가 힘들었던 그 시기는 시아가 태어나기 전입니다.

방송 전에 나오는 기사들을 보고 도대체 시후가 엄마바라기인 속사정이 뭘까?! 스튜디오에서 그 이유를 보고 온 저도 정말 궁금하였습니다. 너무 별 이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둥지탈출스튜디오에서 모니터로 봤던 시후는 의젓하고, 사랑스러웠고, 귀여웠습니다. 중간에 저에게 혹시 그때 힘들었었던 시기 때문에 시후가 그런거 아니냐는 질문이 단 한번 있었고, 그럴 수가 없다 그때가 막내 태어나기 전이라 기억을 못한다는 식으로 가볍게 얘기를 하고 넘어갔던 거 같습니다. 그러면서 그 이야기를 왜 이 이야기랑 연결시키려고 하지?! 혼자 잠깐 생각을 하였습니다. 스튜디오에서 보는 동안 시후는 그저 가족을 사랑해서 그렇다는 걸 보면서 시후를 너무 예쁘게 찍어주셔서 고맙다는 생각을 했었고, 시후도 작가누나들이랑 카메라삼촌들과 친해져서 너무 좋다고 재밌었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천진난만한 아이인데......

그래서 방송 전에 나온 기사들을 보고 별 이유가 없을 텐데 기사들이 되게 궁금하게 났네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곧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본 둥지탈출 스튜디오에서 봤던 이유와 다르게 아이의 입에서 하기 힘든 유서라는 단어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순간 머리가 띵......

뭐지?!

분명 저희가 스튜디오에서 본적이 없는 영상이었습니다.

여론은 순식간에 엄마가 더 이상 유서를 쓰지 않았으면으로 바뀌면서 저희 아이는 마치 엄마가 없어질까 봐 정서가 불안하고 안쓰러운 그런 아이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시후에게 순수한 엄마를 사랑하는 이유를 찾고 싶으셨던 거 아닌가요?! 같은 질문에 대한 다른 답들을 계속 원하셨던 게 이런 이유였습니까?! 하물며 그 얘기를 아이가 먼저 꺼냈다 하더라도 최근에 인터넷을 보고 알았고 부모인 저희에게 물어봐서 기억도 나지 않는 아주 과거의 일을 무작정 방송을 하시는 게 좋으십니까?! 그 부분이 방송에 나가는 게 자극적이라는 생각은 안하셨는지요. 세상이 달라졌다지만 아이가 엄마를 좋아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거 아닙니까?!

아이가 크면서 핸드폰이 생기고 인터넷을 하면서 그리고 방송을 보고 우울증이나 유서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시후가 물어보기에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거 같아 잘 얘기를 해줬던 기억이 납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 혹시나 시후에게 상처가 될까 싶어 물어보니 시후는 어렸을 때 제가 힘들었던 그 기억을 하지 다행히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왜 제가 본 영상과 방송으로 나온 영상이 달랐을까요?!

그거까지는 제가 알지 못합니다.

이미 방송이 되었고, 이미 기사들이 났고, 이미 사람들은 저희 가족 전체가 심리치료를 받아야 되는 그런 가족이 되어 버렸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방송을 본다면 제가 봐도 좋게 보지 않았을 거 같습니다. 제가 얘기 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 얘기를 좀 해달라는 방송은 사람이 좋다는 상처 받지 않을 거 같아 해드렸고, 그 후로도 자꾸 그 이야기를 해주기를 원하셔서 하지 않았는데, 아이의 입으로 또 거론되야 하다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시후의 엄마를 사랑하는 수백가지의 다른 이유들이 너무나도 많았고, 아이는 지극히 밝게,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잘 자라주고 있습니다. 만약에 문제가 있으면 부모인 저희가 먼저 알지 않았겠습니까?! 병원 가서 치료받은 게 뭐 대수라고 아이를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갈 수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아이에게 내가 너무 힘들고, 유서를 썼다는 말을 아이를 붙잡고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상식적으로 그렇다 치더라도 방송으로 12살 밖에 안 된 아이의 입에서 나오는 얘기를 나오게 할 수 있겠습니까?! 진실은 사라졌고 자극적인 것만 남았습니다. 아이는 어떤 이유로도 어른들의 가십의 수단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분들과 그동안 연락을 많이 주고받았었는데 한 번만이라도 그 얘기를 방송에 하고 싶다는 얘기를 해주셨으면 상황이 달라졌을 텐데, 서로 예는 지켰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힘이 없습니다. 그랬기에 이런 일도 발생한 거겠지만요. 일단 공식영상에서 아이가 그 이야기를 한 영상을 빼달라고 요청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시보기영상을 저희가 스튜디오에서 봤던 영상으로 바꿔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둥지탈출방송으로 유서에 관련된 기사들을 삭제시켜 주십시오. 마지막으로 시후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괜찮습니다. 어른들도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욕심이 과한 순간은 누구에게나 있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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