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요무형문화재 제55호 소목장 박명배(61) 씨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남다른 자부심으로 이어온 소목의 길을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젊은 목수, 장인이 되기까지

“지금은 없어진 동아일보 동아공예대전에서 1989년도에 대상을 받았습니다.”

그는 3년 뒤인 1992년도에 대통령상도 거머쥐었다. 전통공예 장인들의 등용문이라 할 수 있는 전승공예대전. 박 선생은 “전승공예대전에 꾸준히 출품한 결과 9년 만에 대통령상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에 젊은 나이로 동아공예대전 대상과 대통령상 수상한 것은 박 선생이 유일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대통령상을 받으면 무형문화재 실사 대상이 될 수 있었다. 박 선생은 수상 후 93년도에 실사(무형문화재 지정 테스트 과정)를 받았으나 나이가 젊다는 이유로 보유자 등록이 보류됐다.

그는 재작년에 무형문화재 공모를 냈다. 실사를 위해 심사위원 세 명이 그의 작업실을 방문해 현장실사를 받았다. 이는 자료만을 보고 인정하던 이전 체계에서 시연 실기를 추가한 것이라고 한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칠 때 만드는 과정을 보게끔 직접 실기를 했었는데 이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비록 보유자 인정은 늦게 받았어도 후학을 양성하면서 기량을 연마하고 갈고 닦았던 그의 열정이 느껴졌다.

16년, 남다른 후진양성 열정

그는 소목일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을 후학들에게도 열정을 다해 가르치고 있다. 보유자로 지정되기 전부터 가르치는 일을 시작해 16년 동안 어김없이 계속해오고 있다.

박 선생에게 목공을 배우러 온 사람들은 대부분 엄청난 관심을 가지고 일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DIY(Do It Yourself 스스로 만드는 가구) 가구를 쓰는 인구가 대충 50만 정도 된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수에 놀랐다”며 “그만큼 전 세계인 모두 내가 스스로 디자인해서 가구 등은 만들고 싶은 욕구는 똑같다”고 말했다.

“배우러 오고자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소목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고 옵니다. 아이디어나 디자인 등 창조적인 것은 내가 배우기도 할 정도입니다.”

박 선생은 수강생들에게 첫 번째는 디자인, 두 번째가 소재(재료)선정이며 세 번째로 기능을 갖춰야 한다고 가르친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정립한 방법들을 후배들에게 가르쳐 소목일을 이어가고 있는 그. “나는 방향만 제시해줄 뿐 학생들이 스스로 알아서 잘해요”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남다른 후학 양성의 열정을 느꼈다.

한편 박 선생은 이수자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지도록 이수자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수자 교육은 3년이며, 배우는 동안 찍은 사진과 일지 등을 모아 책으로 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발간 될 책을 통해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해 전통공예의 맥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소목장 박명배가 말하는 장인 정신

예로부터 내려오는 기능을 이어가기 위해 전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소목장 박명배는 전통의 맥을 이어가는 정신을 심어주는 것이 ‘장인 정신’이라고 말한다.

전통가구를 만드는 사람이 어떤 정신을 가지고 만들었는지에 따라 가구가 달라진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정신까지 담아낸 결과물을 통해 나를 떳떳하고 당당하게 내세울 수 있는 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어느 공예분야를 막론하고 그 분야의 ‘장인 정신’을 갖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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