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 드러난 부실 유럽은행, 금융시장 다시 불안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부실한 유럽 은행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뉴욕증시와 국제유가가 고개를 떨어뜨린 반면 안전자산인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여름의 마지막이라 불리는 노동절 연휴가 끝난 7일(현지시각), 국제유가는 불거진 유럽 은행의 금융건전성 문제로 경기회복이 지연돼 연료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으로 하락세를 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51센트(0.7%) 내린 배럴당 74.09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10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29센트 하락해 배럴당 77.17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7월 말 유럽연합(EU)은 유럽 91개 대형 은행의 자산건전성 평가, 즉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공개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결과가 일부 은행들이 국채 보유액을 축소 신고하는 등 부실 규모를 감춘 결과라는 게 알려지면서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가 다시 증폭됐고 유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EU 재무장관이 모여 검토한 은행세와 은행 단기거래에 세금을 물리는 방안 합의 실패가 또 한 번 유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와 함께 열대성 태풍 허메인이 멕시코만 연안의 석유 생산 시설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유가를 끌어내렸다.

떨어지던 국제유가는 멕시코 국영 정유회사인 페멕스의 주요 정유시설 폭발 사고로 멕시코 휘발유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하락 속도를 줄였다.

한편 이러한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인해 안전 자산으로 인식되는 금값은 유가와 반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장 활발히 거래된 12월분 금은 8.20달러 상승해 온스 당 1259.3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전 최고 기록은 6월 18일의 가격인 온스당 1258.30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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