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금융위기 이후 강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 인도네시아, 호주 등이 외교적, 군사적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런던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7일 발표한 연례 전략보고서에서 아시아 지역의 이 나라들을 `중강 국가(Middle powers)'로 분류한 뒤 이들이 역내에서 공조를 취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과 다른 서방국가들이 금융위기의 여파와 소모적인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이 보고서는 풀이했다.

이들 아시아 국가는 경제력, 군사력의 급속한 성장에 힘입어 중국이 역내에서 목소리를 더욱 높이려 한다는 인식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특히 한국, 인도네시아, 호주 같은 국가들이 중강국가 협의체 같은 것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한국은 역외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중강국가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원전 강국 프랑스를 누르고 아랍에미리트와 맺은 원전공급계약을 예로 들었다.

호주와 베트남은 국방비를 눈에 띄게 증액하면서 향후 중국의 `모험주의'를 억제하기 위해 잠수함 등의 군사기술에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 국가들은 또 중국과 인도가 서방국가에 맞서 기후변화 문제에서 공동전선을 펴고 있지만 중국을 견제하는 균형추로서 인도를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중국이 기후변화 문제 등 세계의 도전들에 대처해 나가는데 일정한 역할을 하도록 요구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존 칩먼 IISS 소장은 보고서를 공개하는 자리에서 "금융위기 이후 많은 서방 국가들이 경제력 감소로 여려움을 겪는 사이에 주요 20개국(G20)의 다른 국가들과 다양한 지역의 국가들이 더 독자적인 외교정책을 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한 아프가니스탄전쟁과 관련해 "서방은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려는 실패한 시도를 지속하지 말고 알카에다 극단주의 세력을 제거하는데 초점을 두고 탈레반과의 협상과 주둔군 감축 등의 방향으로 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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