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조계종 정화’에 목숨 건 설조스님을 보며
[사설] ‘조계종 정화’에 목숨 건 설조스님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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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세 노승 설조스님이 단식한 지 40일이 넘었다. 지난 6월 20일 단식을 시작해 물과 소금만으로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진료한 의사는 위독한 상황임을 오래 전에 알렸고, 이제 장기가 타고 있어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스님들과 불자들이 단식 중단을 간청하고 있지만 노승은 완강하다. 그가 바라는 건 ‘조계종의 정화’다. 그는 MBC 피디수첩 등을 통해 공개된 조계종단의 비리에 대한 참회와 지도부의 책임 있는 자세, 변화를 요구하면서 ‘이 한 목숨 바쳐서 종단이 바로 설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는 단호함을 보이고 있다. 설조스님의 단식을 계기로 불자들도 조계종 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조계종을 개탄하는 목소리와 개신교 대표 연합기구인 한기총을 개탄하는 목소리는 여러 면에서 유사하다. 정치적 배경으로 탄생한 조계종과 한기총은 초기 급성장했고, 늘 정치권과 하나 되는 행보를 보여 왔다. 거대 종단의 신도 수는 표가 간절한 정치권을 움직이는 힘으로 작용했고, 그렇게 힘을 얻은 종단 지도부는 ‘부와 권력’을 거머쥐고 타락의 첩경을 걸으며 ‘사회의 걱정거리’로 전락했다. 

종교(宗敎)의 뜻을 보면 으뜸가는 가르침이다. 세상의 철학과 사상을 이끌어가는 힘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 종교요, 종교인이다. 그러나 한국의 두 종단 지도부의 타락은 종교라는 이름이 부끄러운 지경에 이르고 있다. 이렇듯 사회를 걱정하는 종교가 아닌, 사회의 걱정거리가 된 종교가 사는 길은 자성과 변화다. 답은 자신들이 지닌 경서 속에 있다. 기독교의 창시자인 예수는 “원수도 사랑하라”며 “사랑을 모든 율법의 완성”이라 했다. 그러니 오늘날 이단논쟁으로 갈라진 한기총은 사랑으로 서로를 품으면 된다. 부처 또한 ‘욕심’을 모든 죄의 근원으로 보고 있으니 조계종 지도부부터 욕심을 내려놓고 회개하면 될 일이다. 

조계종은 더 늦기 전에 변화와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에 부응하는 특단의 대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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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현 2018-07-30 17:57:16
안타깝네요 종교인의 참모습을 찾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