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27일, 전쟁 당시 북한 지역에서 전사 또는 실종된 미군 유해를 싣고 북한 원산 갈마비행장을 출발한 미군 수송기가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 한미 의장대가 운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27일, 전쟁 당시 북한 지역에서 전사 또는 실종된 미군 유해를 싣고 북한 원산 갈마비행장을 출발한 미군 수송기가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 한미 의장대가 운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6.12 정상회담 약속 첫 이행

외교부 “양측 의미 있는 진전”

ARF서 북미 사이 중재 역할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북한이 지난 27일 정정협정체결 65주년을 맞아 6.25 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 유해 55구를 송환했다. 이를 통해 교착상태를 보이던 비핵화-체제 유지 협상이 풀려갈지 주목된다.

백악관은 북한이 유해를 송환하자 성명을 통해 “김정은 북한 위원장이 미군 전몰장병들의 유해를 송환해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약속의 일부를 지켰다”면서 “우리는 북한의 이런 행동과 긍정적인 변화를 향한 움직임에 고무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에게 사의를 표한다(Thank you to Kim Jong Un)”이라고 전했다.

미군 유해송환 자체는 비핵화와 연결되지 않지만, 6.12 북미정상회담의 공동성명 중 하나가 처음으로 이행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유해송환 과정에서 미군 수송기가 공식적인 절차에 따라 북한 갈마 비행장에 갔다는 것 자체로도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유해송환을 위한 북미 간 왕래가 이어진다면 서로의 경계를 한층 낮출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외교부도 대변인 성명을 통해 “양측 간 신뢰구축에 기여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한다”며 북미 간 노력이 가속화 되기를 기대했다.

또 북한은 최근 미사일 시험장을 해체하는 등 북한 나름의 비핵화 모습을 보여주면서 종전선언 수용을 더욱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북한의 유해송환 조치는 북한의 핵무기 제거와 직결되지는 않지만, 유해송환이 비핵화 달성을 위해 뒷받침돼야 하는 북미 간 상호 신뢰구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한국이 중재자 역할을 한다면 내달 4일 싱가포르에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활발하게 나서야 한다.

특히 포럼에는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양자 회담이 ARF 기간에 열려 종전선언 등 대북 안전보장 조치와 북한의 비핵화 이행 등에 대해 논의가 진전될 수도 있다.

외교부는 이때 주변 ‘4개국과는 양자 혹은 3자 회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일각에선 북한이 미군 유해 55구를 송환했다고 북한에 우호적인 태도를 취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7년 미군 유해 송환 당시 방북했던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는 28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인터뷰에서 “당초 유해 200구를 돌려보내겠다고 말했던 북한이 55구만을 송환했는데, 나머지는 어디에 있느냐”라며 “북한은 늘 그랬듯 이 문제를 협상 전술로 이용하고 있다. 유해송환을 지연시키고 결국에는 미국에 돈을 요구해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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