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야당 지도자 넬슨 차미사(40) 민주변화동맹(MDC) 대표가 짐바브웨의 수도인 하라레에서 마지막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8일(현지시간) 야당 지도자 넬슨 차미사(40) 민주변화동맹(MDC) 대표가 짐바브웨의 수도인 하라레에서 마지막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아프리카 중남부에 위치한 국가 짐바브웨에서 30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가운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짐바브웨 대선은 38년간 장기집권했던 로버트 무가베 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퇴진한 이후 첫 선거로, 의미가 크다. ‘포스트 무가베 시대’를 여는 분수령으로 본격적인 민주주의를 향해 내딛는 짐바브웨의 첫 발에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번 대선에는 짐바브웨 역사상 최다수인 23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함께 실시되는 총선에도 55개 정당이 의석을 두고 경쟁을 벌인다. 이 중 에머슨 음난가그와(76) 현 대통령과 야당 지도자 넬슨 차미사(40) 민주변화동맹(MDC) 대표의 2파전으로 치러지는 양상이다.

여론조사기관 아프로 바로미터가 최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음난가그와의 지지율은 40% 이고 차미사 대표의 지지율은 37%라고 뉴시스가 전했다.

두 후보의 격차는 3% 포인트에 불과한데다 최근 차미스 대표가 기세를 올리면서 선거 판도를 가늠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음난가그와는 산전수전 다 겪은 관록의 정치인이다. 작년 11월 초 갑자기 부통령에서 해임된 후 해외로 도피했다가 무가베 사임 후 귀국해 임시 대통령에 올랐다.

음난가그와 대통령은 무가베 집권 시절 부통령과 보안·법무·국방장관 등 요직을 거쳤다. 짐바브웨에서는 빈틈 없고 무자비하며 효과적으로 권력을 행사한다는 의미에서 ‘악어’로 불린다. 집권여당인 ‘짐바브웨 아프리카 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과 군부의 탄탄한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과거 독재정치를 해온 무가베와 차별화하기 위해 선거를 민주적으로 치르고 경제를 재건하겠다고 강조해왔다.

이번 선거에서도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의 참관인이 이번 대선의 감시자로 자리를 지킬 예정이다. 음난가그와는 선거 과정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회복해야 한다며 국제사회 및 아프리카 여러 국가에서 참관인을 초청했다.

28일(현지시간) 에머슨 음난가그와 짐바브웨 대통령이 수도 하라레에서 마지막 선거 유세에 나섰다. (출처: 뉴시스)
28일(현지시간) 에머슨 음난가그와 짐바브웨 대통령이 수도 하라레에서 마지막 선거 유세에 나섰다. (출처: 뉴시스)

그러나 무가베의 측근으로 지낸 전력과, ZANU-PF 당내에서 촉발된 권력 이동으로 핵심 세력을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에서 음난가그와 역시 무가베 못지 않은 권위주의 정권을 수립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권변호사 출신의 젊은 피인 차미사는 2003년 정계에 진출, 올해 2월 모건 창기라이 MDC 대표가 숨진 후 야권을 이끌 지도자로 떠올랐다.

MDC 대변인을 지냈고 2009∼2013년에는 정보통신장관으로 내각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그는 달변에 카리스마를 지닌 정치인으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무가베 정권에서 오랜 시간 공직을 맡은 음난가그와에게도 현재 짐바브웨의 경제 문제에 책임이 있다면서 여당 책임론을 들고 나섰다.

이 외에도 무가베와 그의 부인 그레이스 무가베의 지원을 받는 신당 국가애국전선(NPF)의 암브로스 무틴히리도 유력한 후보다. 무틴히리는 30년 넘게 무가베의 측근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

영국 BBC방송은 젊은층의 투표율을 짐바브웨 대선의 중요 변수로 분석했다.

짐바브웨 선거관리위원회(ZEC)에 따르면 유권자는 550만명이다.

이달 30일 열리는 대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오는 9월 8일 결선투표가 실시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