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 로고. ⓒ천지일보 2018.5.6
이동통신 3사 로고. ⓒ천지일보 2018.5.6

무선통신 수익감소 영향

통신비 인하 정책 여파

“5G 상용화 걱정스러워”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이동통신사들이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선택약정 가입자가 늘고 취약계층 요금감면 등 가계통신비 인하 영향이 지속되는 모양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KT는 다음 달 3일 발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2분기 새 회계기준(K-IFRS 1115호)에 따른 연결 매출 4조 1543억원, 영업이익 346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4.4%, 영업이익은 18.0% 감소했다. 구 회계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0%, 영업이익은 16.7% 줄었다.

미디어 사업은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인터넷(IP)TV 매출은 30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1% 증가했다. 이는 가입자 확대, 유료 콘텐츠 이용 증가 등에 따른 것이다. 반면 2분기 이동전화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7.4%, 전 분기 대비 2.8% 줄어든 2조 4978억원(구 회계기준)을 기록했다. 선택약정 가입자 증가 및 할인율 상승, 취약계층 요금 감면, 서비스 장애 보상금액 지급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매출 2조 9807억원, 영업이익 211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0% 줄었고 1.5% 늘었다. 구 회계기준으로는 각각 1.0%, 19.3% 증가했다.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은 홈미디어 부문의 선전에 따른 것이다. 정작 무선수익은 지난해보다 4.2% 줄어 1조 3425억원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도 무선수익 실적 하락 요인에 대해 선택약정 할인율이 증가함에 따라 선택약정 가입자 비중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내달 3일 실적발표를 예정한 KT 역시 상황은 좋지 않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KT의 2분기 예상 매출(구 회계기준)은 5조 8103억원, 영업이익 389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0.6%, 12.9%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통사들의 실적 부진 원인은 이동통신사업 수익 감소다. 새로운 회계기준 적용과 함께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요금인하 여파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선택약정 할인율을 기존 20%에서 25%로 상향했으며 이에 대한 가입자는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저소득층·어르신 요금감면 등을 추가로 실시했다. 또 보편요금제 도입 근거 마련을 위한 전기통신사업법개정안이 지난달 국회로 넘어가면서 이통사들의 고민은 깊어져가고 있다. 만약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이통3사의 연간 매출이 2조 2000억원이 감소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통사들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5세대(5G) 이동통신 투자 여력 부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5G 주파수 경매를 마친 이통3사는 5G 장비 선정 및 본격적인 네트워크 구축 등의 비용으로 향후 3년간 20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지난 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은 기업 팔 비틀 듯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것으로 시장경제 원리를 무시한 것”이라며 “보편요금제 도입 등으로 미래에 대한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송희경 의원도 “보편요금제로 2조 2천억원, 취약계층 지원으로 3조 7천억~4조원의 영업이익이 줄어드는데 기업이 5G 상용화하면 뭘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통신사 영업이익이 내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5G를 상용화할 수 있을까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동통신 3사 2018년 2분기 실적. ⓒ천지일보 2018.7.29
이동통신 3사 2018년 2분기 실적. ⓒ천지일보 2018.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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