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부터 정부 수립까지’ 문화예술로 표현한 새 시대의 꿈
‘해방부터 정부 수립까지’ 문화예술로 표현한 새 시대의 꿈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판 시 사용하던 인쇄기 ⓒ천지일보 2018.7.29
출판 시 사용하던 인쇄기 ⓒ천지일보 2018.7.29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정부수립 70주년 기념특별展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해방은 한반도를 격동의 공간으로 바꿨다. 일제강점기에 억눌렸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여러 방식으로 표출됐다. 이들은 민족의 운명과 새롭게 만들어갈 나라의 방향에 대해 자신들의 생각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치인과 운동가 못지않게 시대를 고민한 이들이 있었다. 바로 당대 문화예술인이었다. 누구보다 진지하게 시대를 바라본 예술인은 자신들의 생각과 마음가짐을 예술작품에 담아냈다. 새 시대를 갈망했던 이들의 마음을 예술작품을 통해 들여다볼까.

◆정치 상황 비유한 만화들

먼저 다양한 만화를 통해 시대 상황을 담아냈다. 만화가 정현웅의 첫 단행본이자 해방 이후의 첫 작품인 ‘콩쥐팥쥐(1948)’.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어도 위기를 극복하는 내용의 이야기를 다룬 내용이다. 국내최초 단행본 만화인 ‘토끼와 원숭이’는 동물들을 등장시켜 자주독립국가에 대한 염원을 해방 전후의 정치상황에 대한 비유와 상징으로 품어내고 있다. 이를 통해 일제의 부당한 침략행위와 식민지 통치를 고발했다.

로빙훗의 모험 책 표지 ⓒ천지일보 2018.7.29
로빙훗의 모험 책 표지 ⓒ천지일보 2018.7.29

홍명희의 소설 임꺽정은 해방 후 처음 한글로 교육을 받게 된 새로운 세대의 독자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임거정은 김의환의 만화로, 아문사에서 발간됐다.

만화 ‘해님의 머리털’의 주인공 요한네스는 지혜를 발휘해 위기를 극복하는 이야기이다. 해방 이후에는 어린이들의 교육을 위해 교훈적인 내용의 외국 동화가 만화로 다수 출간됐다. ‘로빙훗의 모험’도 있다. 이 만화는 의적인 로빙훗이 포악한 관리, 악덕한 귀족이나 성직자에게 재물을 빼앗아 불쌍하고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래가 담긴 음반 ⓒ천지일보 2018.7.29
노래가 담긴 음반 ⓒ천지일보 2018.7.29

◆해방의 기쁨 노래하다

음악을 통해서도 시대를 담아냈다. 조명암이 노랫말을 쓰고 김해송이 곡을 붙인 노래 ‘우러라 은방울’은 일제식 ‘광화문통’이 아니라 ‘세종로’라고 처음으로 칭해 노래한 대중가요다. 이 노래는 해방의 기쁨과 함께 당시의 미군정이 실시되는 답답한 심정의 현실을 담았다. 조명암이 월북한 후 노래 가사는 건전가요식으로 바뀌었다.

‘희망 삼천리 유성기 음반’에는 광복의 감격과 동시에 삼팔선이라는 민족 분단의 현실에 대해 노래한 가수 남인수의 당대 최고의 인기곡이 담긴 음반이었다.

당시에는 ‘임시중등음악교본’도 나왔다. 이는 국제음악문화사에서 발행한 책으로 박태준, 홍난파의 작품 외에 러시아 민요나 슈베르트 등의 작품 50곡이 실려 있다. 해방 후 대중 정서를 반영해 “이미 발표된 예술 가곡 중 친일파적 작사자, 작곡가의 가곡은 제외한다”고 했으나 홍난파 등의 작품도 선정됐다.

연극과 영화도 빠질 수 없다. 당시 동보영화사에서 제작한 영화 유관순의 포스터 뒷면에는 실제 유관순의 사진이 있었다. 또 이 영화에 대한 해설과 배우 인터뷰, 스틸컷 등이 담겼다.

‘희곡 안중근 사기’ 극본은 총 5막으로 구성된 것으로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이듬해 처형된 안중근의 삶을 그려냈다. 항일 광복 운동극인 ‘상해의 꽃’도 나왔다.

전시실을 둘러보고 있는 기자들 ⓒ천지일보 2018.7.29
전시실을 둘러보고 있는 기자들 ⓒ천지일보 2018.7.29

◆역사·시집 대중에게 인기

한글 관련 도서와 역사, 책, 시집 등도 많이 발간됐다. 우리글에 대한 갈망은 ‘우리말 큰사전’ ‘조선어표준말모음’ ‘조선신문학사조사’ ‘조선민족설화의 연구’ 등의 사전이나 학술서를 베스트셀러에 오르게 했다. 1947년 12월에 출간된 ‘백범일지’는 초판 5000부가 발간 즉시 매진됐고 단기간에 7쇄를 찍을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우리나라 출판시장에서 시가 읽히기 시작한 것도 해방 직후부터였다. ‘육사시집’ ‘청록집’ ‘귀촉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등이 대표적인 시집이다. 동시에 출판사도 급증했다. 1945년 45개사에 불과했던 출판사가 1946년 150개사, 1947년 581개사, 1948년 792개사로 해마다 큰 폭으로 늘어났다.

한편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대한민국 정부수립 70주년 기념 특별전인 ‘그들이 꿈꾸었던 나라’는 3층 기획전시실에서 12월 2일까지 열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