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시민장례시장에 마련된 故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인 박정기 씨 빈소에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조화가 놓여 있다. (출처: 연합뉴스)
28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시민장례시장에 마련된 故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인 박정기 씨 빈소에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조화가 놓여 있다. (출처: 연합뉴스)

페이스북에 추모 글 올려… “지금쯤 아들 얼굴 쓰다듬고 계실 것”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1987년 경찰 고문으로 숨진 고(故)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씨의 별세를 애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청천벽력 같은 아들의 비보를 듣는 순간부터 아버님은 아들을 대신해, 때로는 아들 이상으로 민주주의자로 사셨다”며 “그해 겨울 찬바람을 가슴에 묻고 오늘까지 민주주의의 삶을 온전히 살아내셨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님의 검은 머리가 하얗게 변해가고, 주름이 깊어지는 날들을 줄곧 보아왔다”며 “언제나 변치않고 연대가 필요한 곳에 함께 계셨고 진심을 다한 위로와 조용한 응원으로 주변에 힘을 주셨다”고 회상했다.

또 문 대통령은 “박종철 열사가 숨진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는 독재의 무덤이고, 우리에게는 민주주의의 상징”이라며 “지난 6.10 기념일에 저는 이곳을 ‘민주 인권 기념관’으로 조성하고 국민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아버님, 지금쯤 아들의 얼굴을 쓰다듬고 또 쓰다듬고 계실 것 같습니다. 박종철은 민주주의의 영원한 불꽃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아버님 또한 깊은 족적을 남기셨습니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1987년 경찰의 고문으로 숨지면서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된 고 박종철 열사의 부친 박 씨는 이날 오전 5시 28분께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고인의 아들인 박종철 열사는 서울대 언어학과에 재학 중이던 1987년 1월 13일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 사건 관련 주요 수배자를 파악하려던 경찰에 강제 연행돼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받다가 다음날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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