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에메랄드빛 연못을 만들어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비둘기낭폭포. 관광객이 나무 데크 위에서 시원스럽게 흘러내리는 폭포 물줄기를 감상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27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에메랄드빛 연못을 만들어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비둘기낭폭포. 관광객이 나무 데크 위에서 시원스럽게 흘러내리는 폭포 물줄기를 감상하고 있다. ⓒ천지일보 

경기도 포천

 

장쾌한 물줄기 뽐내는 비둘기낭폭포

주상절리 비경 품은 명소로 꼽혀

출렁이는 하늘다리 건너며 스릴 만끽

[천지일보=명승일·이성애 기자] 경기도 ‘포천’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게 막걸리다. 그런데 포천 막걸리는 왜 그렇게 유명세를 탔을까. 김흥환 포천시 지질공원 해설사에 따르면, 포천 막걸리는 물맛에 그 비결이 있다고 한다. 막걸리의 주요성분은 물인데, 포천지역의 물은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다. 이는 포천이 화강암으로 구성된 산과 용암이 만든 곳이 많은 점과 깊은 연관이 있다.

포천은 화강암대가 잘 발달한 대보화강암대(중생대 백악기 화강암)다. 다른 지역보다 양질의 화강암 속에 녹아난 미네랄이 풍부한 물이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처럼 포천은 추가령구조곡을 따라 분출한 현무암이 하곡을 메워 용암대지를 형성한 대표적 화산지형이다. 경쾌하게 굽이치는 한탄강을 낀 포천은 아름답고 빼어난 지형과 경관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포천의 이런 경관을 단순한 겉핥기가 아닌, 한층 깊이 있게 감상하려면 지질학적 특성을 잘 이해하면 좋다.

포천시는 한탄강 곳곳의 현무암 지대를 포천의 가장 빼어난 비경인 ‘포천 한탄 8경’으로 꼽는다. 기자는 이 중 제6경인 포천시 영북면에 있는 비둘기낭폭포를 지난 19일 찾았다.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에메랄드빛 연못을 만들어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비둘기낭폭포. ⓒ천지일보 2018.7.19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에메랄드빛 연못을 만들어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비둘기낭폭포. ⓒ천지일보 2018.7.19

◆숨은 비경 품은 ‘비둘기낭폭포’

비둘기낭폭포를 찾아가는 길은 ‘별천지’를 찾는 과정에 비유할 수 있다. 폭포를 발견하기 전까진 장쾌한 물소리만 들릴 뿐 짙은 녹음만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무 데크 계단을 돌아서 한 걸음 한 걸음 내려가자 숨은 비경을 품은 폭포가 마침내 그 속살을 드러냈다. 폭포를 발견한 이마다 여기저기서 탄성을 쏟아냈다. 한여름의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을 때 찾은 비둘기낭폭포는 ‘천연 냉장고’와 같았다.

그만큼 ‘쏴아아~’ 하고 힘차게 떨어지는 폭포는 더위를 식히기에 충분했다. 절벽 아래 움푹 패여 있는 동굴 천장에서 물웅덩이로 떨어지는 물줄기 역시 시원해 보였다. 김흥환 해설사는 “이곳이 예전엔 군단장 전용 하계 휴양지였고, 6.25전쟁 당시 피난처이기도 했다”면서 “그런 만큼 비밀의 장소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폭포는 현재 기념물 제537호로 지정돼 있을 정도다.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경관이 수려한 한탄강 ⓒ천지일보 2018.7.19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경관이 수려한 한탄강 ⓒ천지일보 2018.7.19

폭포 주변에 화산이 폭발하면서 생겼다는 세로로 늘어진 주상절리(암석이나 지층에 나타나는 기둥 모양의 평행한 틈)도 비경에 한몫한다. 폭포와 주상절리 협곡이 조화를 이루면서 신비로운 경치를 뽐내고 있는 것이다. 폭포 주변 암석의 경우 맨 아래층은 주상절리, 두 번째 층은 바위 모양, 맨 위층은 벽돌 모양과 비슷하다. 김 해설사는 “이는 3번 용암이 흘러 들어왔단 의미”라고 말했다.

약 15m의 작은 폭포가 신비한 에메랄드빛 연못을 만들어 이국적인 분위기까지 감돈다. 이처럼 경치가 아름다워 ‘선덕여왕’ ‘추노’ ‘최종병기 활’ ‘늑대소년’ 등 각종 드라마와 영화의 촬영지로 널리 알려졌다. 비둘기낭폭포는 예부터 비둘기들이 크고 작은 수직절벽에 서식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포천에는 비둘기낭폭포를 포함해 멍우리협곡, 화적연, 대교천 현무암협곡, 교동가마소, 구라이골 등의 지질명소도 있다.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굽이치는 한탄강 위를 시원하게 가로지르는 하늘다리. 관광객이 다리 아래 한탄강이 훤히 보이는 강화유리가 깔린 다리 위를 조심조심 걸어가고 있다. ⓒ천지일보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굽이치는 한탄강 위를 시원하게 가로지르는 하늘다리. 관광객이 다리 아래 한탄강이 훤히 보이는 강화유리가 깔린 다리 위를 조심조심 걸어가고 있다. ⓒ천지일보 2018.7.19

◆한탄강 절경 한눈에 보는 ‘하늘다리’

폭포의 비경에 한동안 넋을 잃었다가 포천의 또 다른 명소인 ‘하늘다리’로 가기 위해 한탄강을 끼고 둘레길을 걸었다. 한탄강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강바람이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식혔다. 한탄강은 현무암 주상절리로 인해 수직절벽을 이룬다. 그래서 ‘한국의 그랜드캐넌’이란 별칭이 붙었다.

특히 한탄강 지질공원은 우리나라 최초로 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곳이다. 한탄강 중 포천지역은 국가지정문화재가 5개소(명승 2개소·천연기념물 3개소)나 있다. 주상절리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약 200m가량을 걸어가자 하늘다리가 그 위용을 드러낸다. 지난 5월 개통한 하늘다리는 한탄강의 절경을 직접 보려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길이 200m, 폭 2m의 보행자 전용 현수교인 하늘다리는 총 38억원을 투입했다. 80㎏ 성인 기준으로 1500명이 동시에 건널 수 있고, 초속 40m 강풍에도 견디도록 했다.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한탄강의 경관을 한눈에 보는 동시에 흔들거리는 스릴감을 맛볼 수 있는 하늘다리에서 관광객이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다리를 건너가고 있다. ⓒ천지일보 2018.7.19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한탄강의 경관을 한눈에 보는 동시에 흔들거리는 스릴감을 맛볼 수 있는 하늘다리에서 관광객이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다리를 건너가고 있다. ⓒ천지일보 2018.7.19

기자가 하늘다리를 직접 건너보니 아름다운 주상절리와 협곡 등 한탄강의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이내 다리가 출렁거리는 걸 체험하니 아찔함이 느껴졌다. 시원한 강바람으로 더위를 식히고 스릴감도 체험할 수 있는 ‘일석이조’ 코스다. 게다가 교량 바닥 세 곳에 강화유리를 깔아서 한탄강 위를 걷는 듯한 체험을 하는 건 덤이다.

폭염이 맹위를 떨치는 7월에 한탄강을 낀 포천에서 비둘기낭폭포와 하늘다리를 연계해 여행을 즐긴다면 자연의 신비로움을 한껏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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