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안현수 기자]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방위 전체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전체회의에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이석구 국군 기무사령관이 출석했다. ⓒ천지일보 2018.7.24
[천지일보=안현수 기자]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방위 전체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전체회의에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이석구 국군 기무사령관이 출석했다. ⓒ천지일보 2018.7.24

기무사 “계엄문건, 대비계획 정도로 검토한 것”
이은재 “확대해석으로 군 위축… 단순 매뉴얼”
김민기 “국민에 대한 하극상… 쿠데타 보고서”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27일 박근혜 정부 시절 군 기무사령부에서 작성한 계엄문건 실행 의지 여부와 관련한 회의를 열었는가에 대한 내부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이석구 기무사령관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실행 의지가 있다고 봤다”고 밝힌 반면, 문건 작성 책임자였던 소강원 기무사 참모장과 기우진 5처장은 “지난해 2월 문건작성 지시를 받은 뒤 작성된 문건을 두고 같은 해 3월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기 전까지 문건 실행과 관련해 단 한 차례도 회의를 한 적 없다”고 말했다.

정보위 간사를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의원은 계엄 문건에 대해 실행 의지를 묻는 질문에 이런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이석구 사령관이 ‘한민구 당시 국방부 장관의 지시를 받고 사령관이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지시한 것은 확인한 사실’이라고 이야기했다”면서 “참모장 소강원은 ‘당시 우리 장관이 절차 정도를 알아보라 해서 절차 정도만 만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같이 상반된 의견이 나오자 정보위원장을 맡은 바른미래당 이학재 의원은 “입장이 너무 다르다. 합의해서 말하는 브리핑으로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계엄 문건을 작성한 실무진들이 해당 문건이 내란 또는 쿠데타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기무사는 해당 문건을 작성한 15명가량의 실무진들이 ‘이 문건이 비밀 문건 도장만 찍혔을 뿐 2급 비밀 등재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청와대가 2급 비밀을 해제한다고 발표했는데 실제로는 2급이 아니었다”면서 “이 문서가 은밀하게 만들어진 ‘실행계획’이 아닌 국가 비상시를 대비한 ‘대비계획’ 정도로 검토한 것이라 했다”고 설명했다.

기무사 보고 후 야당 의원들은 “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문건에 대해 문 대통령의 과도한 관심이 사실상 수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문 대통령의 기무사 관련 발언을 문제 삼았다. 

자유한국당 간사인 이은재 의원은 “이 문건은 혹시 모를 사건에 대한 매뉴얼인데 확대해석해 군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 의원은 “이것은 군의 국민에 대한 하극상”이라며 “저는 이 문건을 주문자에 맞춘 쿠데타 용역 보고서로 본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24일 국회에서 계엄문건 공방을 벌인 이석구 사령관은 하극상 논란에 대해 “저는 송 장관님의 부하고 절대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다”면서 기무사도 국방개혁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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