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고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의 장례 마지막 날인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식이 엄수되는 가운데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8.7.2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고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의 장례 마지막 날인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식이 엄수되는 가운데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8.7.27

[천지일보=이지예 기자] 27일 고(故)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의 영결식에서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조사를 올리며 고인을 기렸다.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노 원내대표의 영결식에서 이 대표는 “사랑하는 대표님, 수많은 시민들이 전국 곳곳에서 대표님을 추모해 주셨다”고 운을 뗀 뒤 “초등학생부터 구순 어르신까지 막 일을 마치고 땀자국이 선연한 티셔츠를 입고 온 일용직 노동자부터 검은 정장을 정중히 입은 기업 대표까지 남녀노소 각계각층이 오셔서 원내대표님의 마지막 가는 길에 함께했다. 나이도 성별도 하는 일도 다르지만 이분들이 저의 손을 잡고 울먹이시며 하는 말씀이 모두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사람이었다’. 꼭 필요한 사람, 이보다 노회찬을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노회찬 원내대표가 세상을 떠나자 많은 단체가 추모 성명을 냈다. 그들은 해고 노동자이고 산재로 자식을 잃은 어미이자 아비였으며 장애인 여성 성소수자였다. 노회찬이 우리 정치에 없었다면 간절한 외침을 전할 길 없었던 약자들이 노회찬의 죽음을 누구보다 슬퍼하고 있다. 노회찬의 정치 이력은 이들을 대변하고 삶을 바꾸는 여정이었다”고 회고했다.

또 이어 “대학생 노회찬은 용접공이었고 진보정당 만들기 위해 이제는 이름조차 기억하기 힘든 진보 단체들을 이끌며 청춘을 바쳤다. 생의 마지막 순간 당신이 만들고 키워온 정의당을 위해 당신 삶을 통째로 바쳤다”며 “그래서 우리들이 노회찬을 잃은 것은 정치인 한 명을 잃은 것이 아니다. 약자의 삶을 바꿀 수 있는 민주주의의 가능성 하나를 상실했다”며 울먹였다.

이어 그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인은 아닐지라도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단 한 사람이었다”고 강조한 뒤 “삼성 X파일 대법 선고로 의원직 상실한 날 억장 무너진 당직자들에게 당신이 처음 한 말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였다. 분노로 눈물 삼킨 동료들에게 웃음과 유머를 보였다. 당신은 하늘이 주신 이 재능으로 시민들에게 정치의 통쾌함과 즐거움을 안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위기와 역경을 낙관으로 견디는 사람, 불 같은 분노와 강직함 함께 갖고 있었다. 의원직 상실 직후 기자회견서 다시 그날로 돌아가도 X파일 공개하겠다는 지독한 고집쟁이였다. 마지막 유품인 10년 넘은 양복 두벌과 낡디 낡은 구두 한 켤레에서 스스로에게 엄격했지만 너무나 소박했던 노회찬을 봤다. 우리 정치를 이상적이고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당신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국민들은 이런 노회찬을 보며 저기 국회에도 자기편이 한 명쯤은 있다고 안심할 수 있었다. 한결같은 당신을 보며 많은 정치인들은 정당 정견은 다르더라도 당신을 존중했다. 이처럼 소중한 당신이 무겁고 무거운 양심의 무게에 힘겨워할 때 저는 그 짐을 함께 나누어지지 못했다”며 “당신이 오직 진보 정치의 승리만 염원하며 스스로가 디딤돌이 되겠다는 선택을 할 때에도 그 곁에 있어주지 못했다. 당원들과 국민께 너무나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정의당이 약속드린다. 조문 기간 백발성성한 어른께서 저의 손을 잡고 정의당 안에서 노회찬을 반드시 부활시키라 당부하셨다. 저와 정의당은 그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반드시 지키겠다. 노회찬의 정신은 정의당의 정신이 될 것이며 노회찬의 간절한 꿈이었던 진보 집권의 꿈은 이제 정의당의 꿈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문희상 의장님과 선배 동료 여러분, 노 대표의 2012년 정의당 창당대회 연설을 기억한다. 투명인간에 대해 말했다. 매일 새벽 4시 서울 구로구에서 6411번 버스 타고 강남 빌딩으로 출근하는 여성 노동자들은 진보정당에서도 투명인간이었다고 그는 반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당을 그분들이 냄새 맡고 손잡을 곳으로 가져가자 했다. 노회찬의 다짐이 정의당만의 다짐되어서 안 된다. 한국 정치가 너나없이 투명인간 취급한 일하는 사람들 소수자들 약자들 향해 함께 나가야 한다. 그렇게 되도록 정치 개혁과 시민 삶 바꾸는 개혁에 나서야 한다. 그렇게 될 때 여기서 멈추겠다 했던 노회찬은 결코 멈추지 않고 우리와 함께 당당히 나아갈 것”이라며 “그리고 마침내 한국 정치 변화의 상징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사랑하는 우리의 벗 존경하는 나의 선배 노회찬이시여 부디 영면하시라. 먼 훗날 다시 만나면 수많은 노회찬의 부활로 진보정치의 큰 꿈을 이루고 이 나라가 평등 평화의 새로운 대한민국이 되었다고 기쁘게 이야기 나누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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