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찾은 전남 곡성군 목사동면에 있는 A유기질비료공장의 외부 모습. ⓒ천지일보 2018.7.27
[천지일보 곡성=김도은 기자] 26일 찾은 전남 곡성군 목사동면에 있는 A유기질비료공장의 외부 모습. ⓒ천지일보 2018.7.27

“악취 저감설비 없어, 비오면 폐수까지”

곡성군 “악취 관리 어렵고, 환경법 미약”

[천지일보 곡성=김도은 기자] “코를 찌르는 악취에 폭염에도 창문을 못 엽니다.”

26일 전남 곡성군 목사동면에 있는 A유기질비료공장 인근 주민들이 현장을 찾은 기자에게 ‘악취’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며 이같이 말했다.

마을과 직선거리로 200여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비료공장은 가동한지 20여년 됐다. 악취를 참다못한 주민들이 2017년 3월부터 곡성군에 악취 민원을 넣고 있지만 군도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해 군·민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악취가 심해 살인적인 폭염에도 창문을 마음대로 열 수 없다”면서 “악취를 막는 저감설비가 없어 비가 오면 폐수까지 흘러나온다”고 토로했다. 이 지역의 터줏대감인 김모(남, 80대)씨는 “냄새가 심해 코를 들 수 없다. 내 집에서 내 맘대로 살지도 못하고 있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26일 찾은 전남 곡성군 목사동면에 있는 A유기질비료공장의 내부 모습. ⓒ천지일보 2018.7.27
[천지일보 곡성=김도은 기자] 26일 찾은 전남 곡성군 목사동면에 있는 A유기질비료공장의 내부 모습. ⓒ천지일보 2018.7.27

해당 비료공장의 일일 생산량은 지난 2008년 5월 기준 총 8t이었지만, 현재는 30t으로 되레 늘었다. 주민들은 민원을 무시한 생산량 확대에도 불만을 털어놨다. 이와 관련해 곡성군 관계자는 “2008년 당시엔 주민 의견 없이 허가가 가능했다”고 밝혔다.

곡성군 환경과 관계자는 “악취 문제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제기된 민원에 대해 10여 차례 이상 답했다”면서 “측정 시 기준치 미달로 나와 제재할 명분이 없었다. 민원이 지속되는 만큼 대기가 정체한 저녁이나 이른 아침에 재측정해 보겠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냄새를 방지하기 위해 밀폐하면 암모니아 가스로 작업이 불가능해 악취 방지 시설이 있어야 하지만 10억원이 넘고 설비 의무도 없다”면서 “사업자들이 자비로 이런 시설을 마련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고 말했다.

오성환 환경부 생활환경정책실 대기환경정책관은 “문제가 있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악취 저감장치를 의무화하는 법안도 없고 악취를 제재할 수 있는 환경법도 미미해 한계가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을 촉구했다.

한편 풀, 짚, 동물의 배설물 등 여러 가지 재료를 발효시키거나 썩혀서 만든 천연유기질비료는 싸고 효능도 좋아 국내 농가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인해 곡성뿐 아니라 비료공장이 있는 지역의 상당수가 갈등을 겪고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비료공장에서 직선거리로 200여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마을의 모습. ⓒ천지일보 2018.7.27
[천지일보 곡성=김도은 기자] 비료공장에서 직선거리로 200여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마을의 모습. ⓒ천지일보 2018.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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