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들불처럼 번졌던 미투가 잠잠해졌다. 지난 1월 서지현 검사가 안태근 전 검찰국장에 의한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하면서 시작된 미투는 ‘미투 혁명’으로 불리며 사회운동으로 번졌다. 이후 페미니즘 운동과 함께 ‘여성차별에 대한 비판운동’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를 보였다. 한편에선 극단적인 남성혐오 모습에 우려를 보였지만, 상당수는 남성중심인 우리 사회가 이 정도 충격은 받아야 변화가 일어난다는 주장에 머리를 끄덕였다. 

미투 운동이 조금 잠잠해진 요즘 ‘스쿨미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오는 여고생들의 ‘미투’ 내용은 남교사들의 성희롱이 얼마나 만연돼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교복 치마 속에 손을 넣어 허벅지를 쓰다듬고, 엉덩이를 만지고, 불쾌감을 주는 신체접촉을 하는 등 학교는 다르지만 피해유형을 보면 비슷하다. 

여고생 시기는 감성적으로 지극히 민감한 시기며, 여고생들이 경험한 이런 성추행은 평생의 상처로 남고, 남성혐오로도 이어진다. 그러나 정작 가해자들은 딸 같아서, 여동생 같아서라는 황당한 주장을 하며 성추행을 반복한다. 이런 가해자를 추적하면 그 피해자는 수십~수백명에 이른다. 그럼에도 이런 가해자가 지속적으로 학교에 남아 있는 이유는 한마디로 제대로 처벌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은 호소를 해도 가해자들이 또다시 학교에 복귀해 같은 짓을 반복한다고 하소연한다. 성희롱, 성추행은 범죄다. 재발방지를 위해 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에 대해서는 사법처리뿐 아니라 면직 등 확실한 처벌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성추행은 반드시 드러나고 처벌받는다는 인식이 자리 잡아야 한다. 가해교사가 ‘소나기만 지나가면 된다’는 식으로 또 다른 대상을 상대로 기회를 노리게 해선 결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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