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국내총소득 0.8% 감소
민간소비·투자 둔화 영향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올해 2분기 한국 경제성장률이 0.7%로 떨어졌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전망한 2.9% 성장을 달성하려면 3~4분기에 뒷심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이다.

1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0.8% 감소했다. 작년 4분기 -1.3%에서 올해 1분기 1.8%로 확대됐으나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398조 3351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보다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금융시장 전망치(0.7∼0.8%)와 유사한 수준이다. 분기 성장률은 작년 3분기 1.4%, 4분기 -0.2%를 기록한 이후 올해 1분기 1.0%로 확대했다가 다시 축소됐다. 이 같은 결과는 민간소비가 0%대 초반의 미미한 성장에 그친 데다 설비와 건설 등 투자는 모두 뒷걸음질 치며 내수에 힘이 빠진 영향 때문이다.

따라서 한은은 3·4분기에 전기 대비 각각 0.82∼0.94% 성장률을 기록해야 올해 2.9%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한은 관계자는 “한국 경제 잠재성장률이 2.8∼2.9%임을 감안하면 현재까지는 견조한 수준의 성장세인 셈이다”며 하반기 상하방 리스크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금융시장에서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 내수 부진, 체감 심리 악화 등으로 하반기 경제가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어 2.9% 성장도 쉽지만은 않다는 분위기다.

1분기 성장을 주도한 민간소비 증가세가 둔화하고 건설·설비투자는 예상대로 역성장으로 꺾였다. 민간소비는 0.3% 늘어 2016년 4분기(0.3%)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해외소비 증가율이 둔화한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소비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에도 불구하고 증가율이 0.3%에 불과해 2015년 1분기(0%) 이후 가장 낮았다. 올해 1분기 2.2% 급증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투자 증가율은 1분기 1.8%에서 2분기 -1.3%로 마이너스 전환해 작년 4분기(-2.3%) 이후 가장 낮았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1분기 3.4%에서 2분기 -6.6%로 빠른 속도로 역주행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가 기저효과에 따라 감소하고 항공기·선박 등 운송장비가 줄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2016년 1분기(-7.1%) 이후 9분기 만에 최저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도 0.7% 감소해 2012년 4분기(-1.5%) 이후 5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보였다. 수출은 반도체, 석탄 및 석유제품을 중심으로 0.8% 늘어 1분기 4.4%에서 한참 후퇴했다. 수입은 2.6% 감소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생산 증가율이 0.7%로 1분기(1.6%)보다 둔화했다. 건설업은 2.1%에서 -2.3%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주거용 건물건설, 토목건설 감소로 건설업 생산 증가율은 2012년 1분기(-4.7%) 이후 6년여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서비스업은 부동산 및 임대업 생산이 줄었지만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등이 늘면서 0.6% 증가했다. 농림어업 생산은 2.5% 감소했다. 전기 가스 수도사업은 9.7%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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