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스토어즈 월드컵점에서 직원들이 근무하는 모습. (제공: 홈플러스)
홈플러스스토어즈 월드컵점에서 직원들이 근무하는 모습. (제공: 홈플러스)

정규 직급 ‘선임’으로 첫 월급 수령

홈플러스㈜ 노조와도 전환위해 논의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지난 21일, 홈플러스 월드컵점에 근무하는 윤수미(45세)씨는 ‘선임’이라는 새로운 직급이 적힌 월급 명세서를 받았다. ‘선임’은 홈플러스에서 정규직으로 입사한 직원들에게 부여되는 직급이다. 윤씨는 2004년 당시 까르푸에 계약직으로 입사했던 직원으로 이후 회사가 홈에버로 인수된 뒤 대량 해고 사태로 직장을 잃었다가 510일간의 투쟁 끝에 복직했던 영화 ‘카트’와 웹툰 ‘송곳’의 실제 주인공이다. 바로 이 ‘카트’와 ‘송곳’의 주인공들이 대거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홈플러스스토어즈(사장 임일순)는 만 12년 이상 장기근속 무기계약직 사원 43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 완료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정규직 전환은 홈플러스가 지난 2월 노동조합과의 임금협약 당시 합의했던 정규직 전환 약속을 실천한 것이다.

홈플러스스토어즈 노사는 당시 만 12년 이상 장기근속(2005년 12월31일 이전 입사자) 무기계약직 직원 중 희망자에 대해 회사 인사규정에 따라 올해 7월부터 정규직 전환을 실시한다는 내용이 담긴 ‘2018년 임금협약 및 부속합의’에 최종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스토어즈는 만 12년 이상 근속 무기계약직 직원 500여명 중 희망자 430여명을 지난 7월 1일자로 정규직 직급인 ‘선임’으로 발탁했다. 정규직 전환 비율은 전체 대상자 중 80%에 달한다. 선임은 캐셔 업무 외에 다른 업무로 순환근무를 하거나 점포 이동이 발생할 수 있어 정규직 전환을 희망하지 않은 인원도 있었다.

홈플러스스토어즈는 이번에 선임이된 직원들이 업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OJT(On the Job Training, 현장직무교육)를 진행하고 26일부터 본격적인 정규직 업무를 맡겼다. 다만 인사발탁은 7월 1일자로 발령돼 7월분 급여부터 정규직 처우에 맞는 월급을 받게 됐다.

회사 측은 이번 정규직 전환제도를 위한 별도의 직군을 신설하지 않고 기존 인사제도에 편입시켰다. 이에 따라 이번에 정규직으로 발탁된 직원들은 기존 정규직 직급인 ‘선임’ 직급과 직책을 부여 받고 동일한 승진 프로세스가 적용된다. 급여 역시 정규직 직급인 선임 직급의 초임 연봉을 적용 받고 모든 복리후생 역시 선임과 동일한 혜택을 받는다.

홈플러스는 그동안 무기계약직(‘담당’ 직급)을 대상으로 ‘우수 담당 선임 선발’이라는 공모절차를 수시로 진행해 매년 100명 안팎의 무기계약직 직원을 정규직(선임 직급)으로 발탁해왔다. 하지만 이처럼 법인 소속 전체 직원 수의 10%가 넘는 대규모 정규직 전환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일순 홈플러스스토어즈 사장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정부가 추진하는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발을 맞추기 위해 대형마트 업계 최초로 대규모 정규직 전환을 단행했다”며 “정규직으로 발탁된 모든 직원들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향후 비즈니스 변화에 적극 동참하는 선임으로서의 모습을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홈플러스는 지난 1월 임단협 당시 별도의 정규직 전환 합의가 없었던 홈플러스㈜ 소속의 무기계약직 직원들에게도 12년 이상 근속 직원의 정규직 발탁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재 홈플러스노동조합(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측과 발탁 과정 및 절차에 대해 논의 중이다. 홈플러스는 기존 홈플러스㈜와 2008년 홈에버를 인수한 홈플러스스토어즈㈜ 2개 법인으로 구성돼 있다. 전국 142개 점포 중 33개가 홈플러스스토어즈 소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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