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진에어 직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국토교통부(국토부)의 진에어 면허 취소 처분을 막기 위한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18.7.25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진에어 직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국토교통부(국토부)의 진에어 면허 취소 처분을 막기 위한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18.7.25

진에어, 항공관련법 위반으로 면허취소 위기

직원모임 “항공안전법 모순된 조항 삽입돼”

국토부 오는 30일 면허취소 관련 청문회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진에어 직원들이 진에어에 대한 국토교통부(국토부)의 면허 취소 처분을 막기 위해 도심 집회를 열었다.

진에어면허취소반대를위한직원모임(직원모임)은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진에어 직원 생존을 위협하는 국토부 갑질 규탄대회’를 열고 “오너일가는 사과하고 국토부는 면허취소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직원모임 대표를 맡은 박상모 기장은 “회사의 존폐는 직원과 가족 등 수천명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라는 생각에 면허취소 반대 집회를 기획했다”며 “면허취소의 문제점과 부당함을 알리려 한다”고 밝혔다.

진에어는 대한항공 계열사로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2010∼2016년 미국 국적자임에도 등기이사로 등록돼 있었다. 해당 사실이 드러나자 국토부는 진에어에 대한 면허 취소 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다.

박 기장은 “지난 6일 국토부 항공사업과에서 보낸 한 문서를 봤는데 ‘진에어 면허취소 전까지 신규 항공기도입·노선·운항허가·증편 등의 업무를 중지하라’는 내용이었다”며 “올해 성수기 장사를 하지 말라는 갑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오너일가가 잘못을 했을뿐 직원들은 잘못한 게 없고 법과 법의 적용이 잘못됐다”면서 “1991년 항공법 개정 당시 입법 실수로 모순된 조항이 항공관련법 안에 들어갔는데, 국토부가 자신의 잘못을 숨기려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항공사업법 9조 1호와 항공안전법 10조 1항 5호에는 외국인이 법인 등기사항증명서상의 대표자이거나 외국인이 법인 등기사항증명서상 임원 수의 2분의1 이상을 차지하는 법인일 경우 면허를 내주면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

이 조항을 적용하면 등기임원의 절반 미만은 외국인 등기임원이 가능하다는 게 이들의 해석이다.

국토부가 면허 취소 근거로 항공사업법 9조 6호와 항공안전법 10조 1항 1호의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사람에게는 면허를 줄 수 없다는 조항을 제시하고 있지만 같은 항공사업법 내에서 모순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박 기장은 “국토부가 담당 공무원 몇 명의 책임 회피와 장관의 자리보전을 위해 진에어 직원과 가족 수천명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며 “국토부는 오너일가를 처벌하고 직원을 볼모로 잡은 청문 절차를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갑질과 비리로 직원들을 사지로 내몬 조현민과 오너일가는 직원에게 사죄하고 책임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집회에는 박 기장 말고도 여러 사람이 발언 기회를 가졌다.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진에어 직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국토교통부(국토부)의 진에어 면허 취소 처분을 막기 위한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18.7.25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진에어 직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국토교통부(국토부)의 진에어 면허 취소 처분을 막기 위한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18.7.25

자신을 계약직으로 소개한 최유석(남)씨는 “이 사태를 만든 장본인은 어디에 가 있고 왜 저희가 책임지고 저희 가족이 책임져야 하는가”라며 “밥그릇은 건드리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진에어 정비사 조진규(남) 대리는 “(조현민 전무가 던진) 물컵이 저 우주 끝까지 던져지는 바람에 (그 여파로) 우리가 죽기 직전”이라며 “어렵게 입사하고 나를 위해, 가족을 위해, 팀과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 우리에게 물컵의 칼날이 겨눠진단 말인가”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조 대리는 “국토부는 진에어 직원 1900명과 그 가족 5000명의 목숨 줄을 끊으려 한다”면서 “공무원은 국민들 생존권을 위협하라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태의 장본인이자 공범인 국토부가 청문회를 연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청문회를 공개 진행하고 면허취소절차를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영업부 소속이라는 구혜성(여)씨는 “항공일이 너무 좋아 이직하지 못한 죄로 고통받고 있다”며 “3번의 여름을 거쳐 5년 전 8월에 입사해 다음 주면 입사 5주년인데 근속년수 30년 채워 상을 받고 싶다. 우리의 생활을 빼앗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박 기장의 아내 백선영씨는 “무엇 때문에 이렇게 많은 직원과 가족들이 불안해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직원들의 가족들이 불안을 느끼지 않게 현명한 방법을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국토부에 바람을 전했다.

직원모임은 국토부가 포기할 때까지 집회를 계속 할 예정이다.

한편 국토부는 오는 30일 세종시에서 청문회를 열어 당사자들의 의견을 듣고, 면허자문회의 등을 거쳐 진에어에 대한 면허 취소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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