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혜림 기자] 2천 년 이상의 수령을 누려온 주목 한 그루가 자신의 지나온 삶을 이야기한다. 부드러운 대지에서 천천히 싹을 피워낸 어린 나무는 풍성한 잎으로 모성을 자랑하는 거목으로 자라난다.

작가는 어린 시절, 밀란 북부의 코모 호수에 있는 할머니의 별장에서 지내며 주목의 붉은 열매에 매료돼 이 나무를 탄생시켰다. 대개 굵은 나무줄기 속이 텅 비어 있는 오래된 나무들은 서구의 신화와 밀접하게 얽혀 있다.

작가는 이처럼 철저히 나무의 입장에 서서 글을 쓰기 위해 자그마치 12년 동안 연구했다. 책은 언어의 재치를 동원해 식물학을 하나의 멋진 문학작품으로 변모시켜 놓는다. 식물세계의 우화가 우아하고 격조 높은 어조로 표현된다. 또 아일랜드의 역사가 담겨있고, 무자비한 인간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들려온다. 이와함께 로빈 훗과 성 패트릭도 작품 속에서 새롭게 조명된다.

귀도 미나 디 소스피로 지음 / 설렘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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