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안현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25
[천지일보=안현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25 

추미애 “12·12쿠데타와 하나도 다르지 않다”
홍영표 “진실공방으로 사건 본질 흐리지 말라”
한국당 “국방부, 공개 하극상… 초유의 사태”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국군 기무사령부의 계엄령 검토 문건을 둘러싼 ‘프레임싸움’이 치열하다. 문건의 성격 자체를 쿠데타 시도와 내란음모로 규정하는 여당과 달리 자유한국당 등 야당에선 문건 처리 과정의 진실공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계엄령 문건을 토대로 대야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계엄 문건 논란이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기무사의 보고 관련 진실공방으로 비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논란의 본질이 문건 작성 배후에서 문건 처리 과정으로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24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선 송영무 장관과 이석구 국군기무사령관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진실공방 양상이 펼쳐졌다. 이 사령관이 지난 3월 16일 송 장관에게 보고할 당시 상황에 대해 “대단히 중요한 사항이고, (송 장관도) 위중한 사항이라고 인지하고 있었다”고 말했지만, 송 장관은 “지휘 일반 보고를 하고, 이게 중요한 사안이라고 해서 놓고 가라. 내가 별도로 두꺼운 것을 (지금은) 다 볼 수 없다고 말했다”고 했다.

또 현직인 민병삼 기무부대장은 지난 9일 국방부 간담회 당시 송 장관이 법적 검토 결과 문제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폭로를 하기도 했다. 위수령은 잘못된 것이 아니고 법조계에 문의해보니 최악의 사태를 대비한 계획은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송 장관은 “대한민국의 대장까지 마치고 장관하고 있는 사람이 거짓말 하겠느냐”며 강하게 부인했다. 

추미애 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계엄령 문건 사태의 본질에 대해 “정권을 탈취하기 위해 군대와 불법을 동원했던 12.12 쿠데타와 하나도 다를 바 없는 2017년 12.12 버전이라 할 것”이라며 “더욱 충격적인 것은 현역 국회의원을 진보와 보수로 나누고,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과 국회의 계엄해제권을 무력화시키는 초헌법적인 내용까지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사안이 송 장관과 기무사 사이의 진실공방 양상으로 흐르는 것과 관련해선 “마치 현재의 국면을 송영무 장관과 기무사 사이의 진실게임인 것처럼 전개하면서 심지어 현 국방부 장관의 개혁의지를 좌초시키기 위해 거짓말쟁이로 몰고 가는 양상”이라며 “달을 가리키고 있는데도 가리키는 손가락이 굽었느니, 삐딱하다느니 하는 격이나 다를 바가 없다”고 비판했다. 

홍영표 원내대표 역시 “작년 3월 기무사의 계엄문건 작성 경위가 아닌, 국방부 장관과 기무사가 사후 보고를 놓고 공방을 벌이는 모습만 부각시키려는 시도가 있는 것 같다”며 “이번 사건의 본질은 기무사 문건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을 국방부 장관과 기무사의 진실공방으로 몰아가서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고 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2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25

이와 달리 한국당은 국방부의 문건 보고 과정의 논란에 초점을 맞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송 장관과 이 사령관 등 사이에 벌어진 진실공방에 대해 “추태와 하극상”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의 눈치를 보면서 할 말도 제대로 못하고 자신의 부하들로부터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하극상을 당하는 모습은 대한민국 국군 초유의 사태”라며 “기강이 무너진 국군의 현주소를 여지없이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국방부 장관이 문제없다고 판단한 문건이 어떻게 3달 넘게 묵혀져 있다가 청와대가 나서 특수단까지 구성해야 할 문건이 되었는지 의구심만 커지게 됐다”며 “송 장관의 판단에 문제가 있거나 청와대가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 둘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국방부 특별수사단의 엄중한 수사를 촉구하는 동시에 국회 차원의 청문회와 국정조사까지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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