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은 퇴직자나 오랫동안 무직에 있던 가장들이 적은 자본으로 손쉽게 할 수 있는 직업이다. 그러다보니 신규 개인사업자들이 창업하기 쉬운 음식점, 주점업 등 자영업에 몰려들었다가 많은 수의 경쟁에서 밀려 폐업을 반복하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기도 하다. 정부 자료를 보면 작년 한 해에 전국에서 3만 6349명이 창업하고 2만 5299명이 폐업했다는 통계인바, 하루 평균 100곳이 음식점, 주점 등을 차려 문을 열었고 또 69곳이 문을 닫았다는 것이다.

어렵게 마련한 자영업을 폐업할 수 없어 마지못해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영세업주들은 경영 상황이 매우 어려움을 호소하는 실정이다. 내수가 지속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올해 초 인상된 최저임금이 경영 악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니 정부가 나서서 특단의 대책이라도 세워달라고 아우성을 치고 있는 중이다. 현실적으로 자영업자의 벌이가 어렵다는 것은 중소기업중앙회가 자영업·소상인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전년도 상반기 매출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 매출액을 볼 때 응답자의 75.3%가 ‘위기’로 보고 있고, 업종별로는 음식업 및 주점업의 80.5%, 숙박업의 76.0% 순으로 경영 악화를 호소하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과 임대료까지 올라 이중고를 겪으며 자영업하기가 어려운 현실에서 하루하루 영업을 버티고 있는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인데,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인상된 8350원으로 결정되다보니 자영업자·소상인들 10명 중 7명 이상은 더 이상 버티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가계와 기업경제, 국가경제에 관해서는 미봉책이 아니라 종합대책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에 일자리 상황판을 만들고 경제활성화에 진력했지만 좋은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자영업이 문제되자 청와대는 자영업비서관 신설을 발표한바, 경제 난국에다가 18년 만에 가장 많은 장기실업자가 발생해 고통을 받고, 600만여명의 자영업자들이 희망을 잃어가는 판에 청와대에 자영업비서관실 하나 신설한다고 하여 과연 자영업이 다 살아남을 수 있을까. 가뜩이나 한국 경제가 내년에는 둔화 국면으로 진입한다는 예고가 있으니 문재인 정부 2기를 맞아 장단기 흐름에 대비한 현실 처방적인 경제정책 보완이 더 시급한 현안이 아니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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