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 금융 분야의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을 환영한다
[IT 칼럼] 금융 분야의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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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최근 일본에서 개인정보를 수집해 기업에 제공하는 '정보은행'이 탄생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5월 개인정보보호법을 개정해 개인을 특정할 수 없는 비식별화된 정보의 유통을 허용했다. 의료 정보 등 민감한 정보는 '사전 동의 필수' 등 강화된 기준을 만족할 때 활용할 수 있다. 지난해 8월에는 고객들의 개인정보 빅데이터가 기업의 신규 사업 발굴에 활용을 허용하는 법을 제정했다. 유럽에서는 개인이 데이터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데이터 임금론'이 확산되고 있다. 개인정보 소유권이 개인에게 있다는 움직임이 새로운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내년부터 은행, 보험, 증권사 등 금융회사별로 뿔뿔이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한곳에 모아서 관리하고 개인은 개인정보 제공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7월 18일 소비자들의 개인 특성을 감안한 새로운 금융비서업이 새롭게 생기는 금융 분야의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는 금융권별로는 계좌 정보와 가입 내역 등을 산출해 제공하는 서비스가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아이디, 비밀번호 등으로 인증을 해줘야만 다른 금융회사 사이트에 접속해 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다. 기업들은 개인정보를 임의로 마케팅에 이용하거나 심지어는 다른 기업에 팔아 이익을 챙겼지만 이에 대해 개인은 어떤 혜택도 받지 못했다. 마이데이터 산업은 개인은 개인정보의 제공 대가를 받고 해당 업체는 각종 신용정보를 통합 관리해 이용자의 자산관리 컨설팅을 해주는 방식이다.

금융위는 금년 중에 신용정보법을 개정해 기존의 신용조회업(CB)과 별도로 ‘본인 신용정보 관리업’ 개념을 신설할 계획이다. 다양한 사업자의 진입을 유도하기 위해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현재 개인 CB업은 금융회사가 지분 50%를 보유해야 하는 자본 요건을 없애기로 했다. 또한 통합 대상 신용정보는 사실상 개인의 모든 금융정보를 포괄한다. 은행 입출금 및 대출 내역은 물론 신용카드 사용내역, 보험사와 맺은 보험계약 정보까지 마이데이터 업체가 관리할 수 있다. 여기에 전기·가스·수도료 납부 정보, 세금·사회보험료 납부 내역 등 소비자가 직접 수집한 정보도 추가할 수 있다.

현재는 소비자들이 복잡한 상품을 제대로 이해하고 최적의 상품을 선택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지만 마이데이터 산업이 도입되면 마이데이터 업체는 개인 신용정보 관리 업무 외에 컨설팅 업무까지 할 수 있다. 소비자의 소득과 부채 수준, 소비 형태와 위험 성향 등을 고려해 최적의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등 ‘금융 개인비서’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앞으로 개인의 신용점수를 관리해주는 서비스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핀테크 기업들은 고객들에게 더 정확한 정보도 빠르게 제공할 수 있다.

민감한 개인정보가 마이데이터 업체에 집결되는 만큼 안전장치도 마련된다. 우선 마이데이터 업체가 되려면 정보 보안, 금융상품 자문에 따른 이해 상충 등 심사를 거쳐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최소 자본금도 5억원으로 설정되고, 정보 유출에 대비한 배상책임보험 가입도 의무화하고 사업자들을 상시적으로 평가한다. 또 고객 인증정보가 마이데이터 업체에 남을 경우 해킹의 표적이 되거나 소비자 요구를 벗어난 정보까지 수집될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신용정보를 모으는 방식도 마이데이터 업체가 로그인 정보, 공인인증서를 받아 금융사에 ‘대리 접속’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동의한 정보에 한해 금융회사가 업체에 전달한다.

마이데이터 산업의 도입을 환영한다. 앞으로 의료·통신 등 다른 분야에도 마이데이터 산업이 확대되도록 규제를 개혁해야 한다. 차제에 일본에서 시행하고 있는 비식별화된 정보의 유통과 개인정보 데이터의 중개상인 ‘정보은행’의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 그래야만 고객들의 개인정보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규 사업이 발굴되고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중 하나인 데이터산업도 촉진될 것이다. 그러나 더 이상 개인정보 유출사고로 개인정보 활용산업이 후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할 장치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개인정보 보호가 잘 돼야만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관련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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