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국내 어린이집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잠잠하다 싶으면 여기저기 또 발생하며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최근 동두천시 한 어린이집 통학차량에서 발생한 4살 여자 어린이 사망사건은 어른들의 무관심과 부주의로 발생한 인재였다. 동두천 어린이집 사망사고의 통원차량 운전기사와 인솔교사는 평소에도 차량 뒤편을 확인하지 않아 이번 사건은 이미 예견된 인재임이 여실히 드러났다.

경찰에 출석한 원장과 담임교사가 “깜빡 잊었다”는 어처구니없는 해명과 출근 2주차 밖에 안 된 신입 직원을 제대로 된 사후관리 교육 없이 인솔교사로 배정했다는 것도 어이가 없다. 통원차량을 운전한 운전기사 역시 인솔교사에게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 본인은 운전만 하는 것이지, 인솔교사가 한 번도 평소에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고 그날도 평소대로 했다고 주장하면서 승하차 관리는 인솔교사의 업무라고 떠넘겼다. 또한 운전기사는 해당 어린이집에서 안전교육을 받지 않았으며 지침도 몰랐다고 토로하고 있다.

어린이집 원장 이모씨와 담임교사 김모씨는 출석체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학부모 참관수업 행사 때문에 그날따라 어린이집이 분주해 깜빡 잊었다고 진술해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복지부 어린이통학버스 운전자 및 동승보호자 표준매뉴얼에 따르면 원아들의 차량 승차 시, 운행 중, 하차 시별로 보육교사와 운전기사가 반드시 지켜야 할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차량 하차 시 지침에는 한 명씩 안전하게 하차시켜 보호자에게 인계, 하차한 어린이가 안전한 장소에 도착했는지 확인, 차량에 남아있는 아동이 없는지 뒷좌석까지 확인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그러나 모든 어린이집에서 이 매뉴얼을 제대로 지키고 준수하는지는 의문이다. 어린이집을 관리하는 부처에서 제대로 관리나 하고 있는지, 심지어 사망사건이 일어난 동두천 어린이집이 보건복지부 평가에서 97점을, 아이를 억지로 재우려다 숨지게 한 강서구 어린이집이 94점을 받았다니, 관리체계 시스템부터 기초부터 다시 점검해야 한다.

어린이집의 지속적인 사건·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현재 적은 임금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근무하는 어린이집 교사들의 처우, 임금상승 등 근무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오전 8시까지 출근해 오후 7시를 전후해 퇴근하는 어린이집 교사는 월급이 최저 임금수준과 비슷하다고 알려졌다. 일반 직장인들이 점심시간만큼은 휴식을 취할 수 있지만, 어린이집 교사는 아동 낮잠시간은 일지를 쓰며 점심시간엔 아이들의 점심을 챙기기 바쁘다.

어린이집 교사들의 처우개선과 더불어 보육교사들의 자격기준을 강화하고 한 번에 그치는 것이 아닌 지속적인 사후 정기교육이 필요하다. 현재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고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이 1년 반 정도 관련 교과목을 이수하면 된다. 사후 관리 교육은 2년에 한번 비디오 시청과 집합교육이 전부다. 영상 보여주고 몇 시간 형식적인 교육으로는 제대로 된 영유아 관리가 불가능해 보이며, 최근 발생한 사건들은 앞으로도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제대로 정기적인 교육을 받는 프로페셔널 어린이집 교사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들이 무엇보다 정당한 대우를 받고 일할 맛 나는 처우와 직장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국회와 보건복지부는 앞으로 사고를 예방하는 기술적인 슬리핑 차일드 체크제, 어린이집 등원확인 시스템만 국한하지 말고 어린이집 교사들의 자격 상황, 처우문제, 근무 환경부터 신경 써야 한다. 그들이 올바른 대우를 받고 일한다면 아이들을 향한 보살핌에 자연스럽게 더 신중을 기하고 애착을 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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