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워마드 사이트에 올라온 ‘성체’ 훼손 사진. (출처: 워마드 캡처)
지난 10일 워마드 사이트에 올라온 ‘성체’ 훼손 사진. (출처: 워마드 캡처)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발생한 성체(聖體)를 훼손하고 모독한 사건과 관련해 신자들에게 함께 기도하고 속죄(보속)하자고 제안했다.

24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와 상임위원 주교들은 교회 안에서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난 데 깊은 분노와 슬픔을 느끼며, 모든 천주교 신자들이 같은 날 공동으로 보속 행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보속은 죄를 보상하거나 대가를 치르는 일을 말하는 천주교 용어이다.

이번 공동 보속 행위는 한 개인의 일탈로 치부될 수도 있는 성체 훼손과 모독 행위에 대한 단순한 속죄 행위를 넘어 우리 시대의 천주교 신자들이 겪고 있는 신앙 가치관의 혼란에 대한 반성의 의미가 담겼다고 주교회의는 설명했다.

주교회의는 전날 전국 교구에 공문을 보냈다. 내달 4일 성요한 마리아 비안네 사제 기념일에 전 신자가 한 끼 단식과 금육을 실천하고 성체 조배의 시간을 갖도록 권유했다. 아울러 각 본당에서 성체 보존과 공경에 대한 신자 교육도 요청했다.

한편 지난 10일 극단주의 페미니즘 사이트 워마드에 ‘성체’를 불태웠다는 게시물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성체는 축성된 빵으로, 천주교계에선 현존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의미한다.

워마드 사이트에 한 회원이 ‘예수 XXX 불태웠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글에서 워마드 회원은 “부모님이 천주교인이라 강제로 끌려가 성당에 가서 성체를 받아왔다”며 성체를 훼손하는 인증사진을 첨부했다. 특히 성체에 낙서를 하고 불에 녹아 타들어간 사진을 게재해 파문이 커졌다.

천주교는 “성체를 모독하고 훼손하는 행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촉구한다”며 “이번 일로 충격과 상처를 받은 모든 천주교 신자를 비롯하여 종교적 가치를 존중하는 모든 분과 함께, 우리 사회가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는 사회가 되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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