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안현수 기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24
[천지일보=안현수 기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24

국방위, 기무사 놓고 공방전
여당 “엄중 국기 문란 행위”
정종섭 “내란 주장 안 맞다”
송영무 “수사결과 지켜봐야”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24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가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검토 문건’을 둘러싼 공방으로 달아올랐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는 해당 문건의 작성 경위와 이후 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했으나 문건의 성격 자체를 놓고는 이견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기무사가 계엄령을 검토한 시기는 일부 언론에서 최순실 태블릿 PC 내용을 보도한 지 10일밖에 되지 않은 11월 3일이라고 주장하면서 문건의 작성 목적이 위기 상황 대비와는 거리가 멀다는 논리를 폈다.

김 의원은 “그날 촛불집회의 경찰 추산 인원은 1만 2000명이었고, 대통령 하야는 심각하게 고려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고 말했다.

또한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3차에 걸친 담화를 통해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거나 여야 합의로 총리를 임명해달라고 제안한 점을 들어 “기무사에서 탄핵 인용 기각에 대비해 계엄을 검토했다고 한 것은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또 그는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박흥렬 전 청와대 경호실장,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다 포함하는 이너서클이 이때부터 계엄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회질서 유지가 목적이 아니고,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계엄으로 정면 돌파하려 했던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민홍철 의원 역시 문제가 된 계엄 문간 내용이 계엄 업무 편람과 내용이 다르다는 점을 들어 “권한이 없는 기무사가 아주 자세한 계엄 계획서를 작성했다는 사실 자체가 엄중한 국기 문란 행위”라고 지적했다.

[천지일보=안현수 기자] 이석구 기무사령관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24
[천지일보=안현수 기자] 이석구 기무사령관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24

그러나 일부 야당 의원은 문건 성격에 대해 시각차를 보이기도 했다.

한국당 이종명 의원은 “군에서 계획하고 훈련하는 여러 상황들은 군의 특성상 시행되지 않고 묻어지는 것들이 많다”면서 “우리에게 가장 불리한 상황은 어떤 것이냐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많은 예산과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훈련을 실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탄핵 사태의 엄중한 상황에서 촛불과 태극기 양쪽 세력의 탄핵 이후 행동을 염두에 두고 계엄 문건이 작성된 것이란 취지의 주장을 폈다.

같은 당 정종섭 의원은 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 자체가 ‘내란음모’라는 주장에 대해 “저는 시행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며 “어느 날 갑자기 계엄을 해서 내란을 한다는 것은 택도 없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합동참모본부 등 계엄 시행 관련 부대가 아닌 정보기관인 기무사에서 계엄령을 검토했다는 점에서 실행 가능성이 없으므로 내란이나 군사반란이라는 주장도 맞지 않다는 것이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계엄 문건의 성격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엇갈린 시각에 대해 즉답을 회피하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기무사 문건이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계획 수립인가, 일부 정치군인의 쿠데타 내란음모인가’라는 바른미래당 황영철 의원의 질의에 “합동수사단의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수사 중이기 때문에 제 생각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석구 기무사령관은 “촛불집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계엄 시행계획을 작성하는 부서가 아닌 기무사에서 그런 세부계획을 만든 것 자체가 심각해서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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