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교단 ‘종교다원주의’ 맹비난… NCCK ‘오해다’ 신중한 태도
예장통합 “복음주의 보수교단 참여 유도 위해 NCCK 배제” 논란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국교회가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총회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기도 전에 대표적인 보수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를 중심으로 WCC 총회 개최를 반대하고 나서 우려를 낳고 있다.
1일 엠배서더 호텔에서 ‘WCC대책 결의대회’를 가진 예장합동은 성경적 교회관을 벗어나 신학적으로 종교다원주의를 주장하고 있는 WCC를 맹비난하며 부산총회 유치를 반대해 논란이 예상된다.
서기행(WCC대책위원장) 목사는 인사말에서 “한국교회 대부분의 보수교단들은 WCC 부산 유치를 적극 반대하고 있다”며 “WCC는 다원주의 및 인본주의로 선교운동을 무력화시킬 뿐 아니라 보수신학을 신신학으로 변조하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그는 “총신대 광신대 대신대 칼빈대 총장들은 WCC운동을 비성경적이고 기독교의 진리와 생명의 말씀을 무력화하는 운동임을 천명하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며 “한국 보수교단이 합심해서 WCC 활동을 저지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정일웅(총신대 총장) 목사는 설교에서 “WCC가 일치와 연합을 표방하고 있지만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는 주님의 말씀을 변질시키고 유일한 구원의 중보자 예수님의 절대적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종교다원주의를 주장하고 있다”며 “한국교회는 신학적 문제를 안고 있는 WCC를 예의주시하면서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하나로 뭉쳐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WCC 신론은 종교다원주의에 근거하고 있다. 또 예수그리스도를 유일한 구원의 중보자로 여기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급기야 동성애를 인정함으로써 하나님의 창조섭리를 거역하고 있다”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이어 “WCC에 참가한 교단은 한국교회에서 소수(기감 성공회 예장통합 기장)에 불과하지만 마치 자신들이 한국교회를 대표하듯이 행동하고 있다”면서 “대회 전까지 지속적으로 총회 반대운동을 보수교단 연합으로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NCCK를 중심으로 4개 교단이 2013년 WCC 총회라는 국제적인 행사를 유치해 자랑스러워했다. 하지만 한국 보수교단들이 WCC 신학을 문제삼아 본격적인 총회 준비를 앞두고 한국교회 진보-보수 간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WCC 총회의 한국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예장통합 측 목회자들은 대체적으로 지지의사를 밝히고 있다. WCC 총회를 찬성하는 이들은 “WCC가 성경적으로 교회연합 운동을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반대하는 분들이 WCC 신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하고 있다.
한편으로 WCC 총회의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예장통합 총회 내에서 WCC 총회준비위원회 구성에 앞서 “NCCK를 배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최근 예장통합 조성기 사무총장이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신학적인 문제로 한국교회 연합일치에 장애를 가져오기 때문에 NCCK가 WCC 총회와 같은 큰 행사를 주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고 있다. 조 목사는 복음주의 보수교단들이 WCC 총회에 거부감 없이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결단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NCCK 측은 발언의 진의를 파악 중에 있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는 있지만 내부적으로 불쾌하다는 입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교회 진보·보수교단이 WCC 총회 유치를 놓고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