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최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격적인 방중과 북한 조선노동당의 제3차 대표자회 개최 등 최근 북한 내 움직임의 배후엔 극심한 식량난이 자리 잡고 있으며 북한 내부에서는 극심한 식량난으로 불만이 팽배한 상태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단둥발 기사에서 단둥과 신의주를 오가는 중국 상인들과 탈북자 등의 말을 인용, 이날부터 열리는 북한 당 대표자회의 배경은 식량난과 군 내부의 불안 등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소식통 중 일부는 현재 북한이 1990년대말 기근 이후 최악의 식량 위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표자회에서는 김정일의 셋째 아들 정은에 대한 권력승계 결정과 함께 식량난에 대응할 어떤 경제적 조치가 이뤄지는지도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또 전문가들은 김정일이 최근 중국을 전격적으로 방문한 것은 바로 점차 심각해지는 식량문제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작년 12월 북한을 탈출한 한 탈북자는 북한에 남겨둔 부모.형제 등 가족들과 휴대전화를 통해 연락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가족들이 수개월째 쌀을 먹지 못했다고 극심한 식량난의 실상을 전했다.

그는 "동생이 소규모 경작지를 갖고 있지만, 감자와 보리를 재배할 뿐 쌀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다"면서 "쌀을 가진 사람들이 팔지 않기 때문에 돈이 있어도 쌀을 구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탈북자는 이어 많은 북한 주민들이 외부 세계와 전쟁을 원하지만 이는 애국적 충성심의 발로가 아니라 폭동 구실로 삼기 위해서라면서 전쟁이 터진다면 북한 주민들은 남한 사람들과 싸우기보다는 자기들끼리 싸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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