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관사는 없어져야 마땅하다
[기고] 관사는 없어져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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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일규 정치칼럼니스트·정치학 박사과정 수료

관사 논란에 두 번 놀랐다. 첫 번째 놀람은 김해 장유에 거주하던 김경수 도지사가 관사에 입주했다는 소식에 있었다. 차량으로 20분 이내에 올 수 있는 거리의 집을 놔두고 굳이 관사로 들어왔어야 했는지, 홍준표 전 지사가 새로 신축할 때부터 논란이자 적폐로 불렸던 관사에 들어왔어야 했는지 속시원하게 공개된 설명도 없는 실정이다.

김 지사가 한 발언이라면 지난 19일 “재난과 재해가 발생했을 때 컨트롤타워 역할이 필요하다”였는데 관사는 위기관리센터가 될 수 없다. 그마저도 김 지사가 “여건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 것은 입주한 뒤 입주 이유를 찾겠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관사는 한국정치사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이 간선제였던 독재 시절의 임명직 공무원이 살기 위해 만들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의 광역자치단체장으로서 적폐 청산과 경남의 개혁을 위해 도정을 하고자 한다면 관사를 매각하고 기존 김해 장유 거주지에서 출퇴근하는 게 맞지 않은가? 컨트롤타워는 위기관리센터 성격의 기구가 어떻게 설치되고,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달린 것이다.

조명교체와 회의용보드를 관사에 설치하는 게 컨트롤타워를 위한 것이며 수도관 배관공사·도배·미끄럼방지타일 등의 보수가 예상하지 못한 일의 발생이라고 주장하는 경남도의 발언은 행정력 수준을 의심하게 된다. 이같은 행정력은 관사 보수비용 1400만원을 당초 풀예산이라고 주장하다 공공운영비라고 말을 바꾸는 것은 예산의 계획성과 일관성 자체를 내던져버린 것이다. 관사 유지·보수비는 시설비(예산 편성목 401)에 예산을 편성하여 추가경정예산안에서 심의·의결받아 집행하는 것이 맞다.

꼭 관사를 이용 및 유지보수하고 했어야 한다면 적법한 절차(의회 심의·의결)를 거쳐야 했다. 그러나 경남도는 그러지 않았다. 도지사 권한대행체제였으므로 신임 도지사 취임 예정은 100% 확실한 사실이었으며 2018회계연도 예산안을 편성할 때 관사 유지·보수비는 예측이 필요 없는 ‘필요예산’이었다. 만약 도지사가 관사를 사용하지 않겠다거나 매각하겠다고 한다면 이 예산은 추가경정예산안에서 전액 감액하면 될 일이었다.

경남도는 1400만원 세부내역을 공개하면서 A부분은 무슨 이유에 의해, B부분은 어느 이유에 의해 ‘2018년도 예산편성운영기준 및 기금운용계획수립기준’에 따라 공공운영비인지 밝혀야 바람직한 자세이다. 문제가 붉어지자 없어진 지 수 년이 된 풀예산이었다고 항변하다 보도가 나간 뒤 정정보도를 요구하며 공공운영비라고 말 바꾸는 행정은 여전히 경남도의 행정은 1990년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예산의 편성목은 말로 바꿀 수 있는 단순한 항목이 아니다. 엄연히 매년 ‘예산편성운영기준’을 중앙정부로부터 내려 받기 때문이다. 도의회에서도 엄정한 검증이 필요한 때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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