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청정승가공동체 구현과 종단개혁 연석회의와 ‘조계종 적폐청산과 종단개혁을 위한 범불교도대회’ 참석자들이 지난 9월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적폐청산 자승퇴진’ ‘종헌수호 청정종단’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7.09.14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청정승가공동체 구현과 종단개혁 연석회의와 ‘조계종 적폐청산과 종단개혁을 위한 범불교도대회’ 참석자들이 지난 9월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적폐청산 자승퇴진’ ‘종헌수호 청정종단’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7.09.14 

“조계종, 제1계율 불살생 범할 텐가”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설조스님의 목숨 건 단식으로 조계종의 개혁을 촉구하는 불자들의 결집력이 더욱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김영국 상임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건너편 템플스테이종합정보센터 앞에서 ‘범불교도대회’를 개최했다. 그동안 범불교도대회는 조계종 총무원 차원의 행정조직인 범불교도대회준비위원회가 진행했었지만,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개혁 측 재가자들로 주축이 됐다. 이번 대회에는 폭염의 날씨에도 1000여명이 참석하는 등 불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들은 조계종에 개혁을 촉구하는 한편 설조스님에게는 단식 중단을 촉구했다. 개혁파 불자들 사이에서는 설조스님의 생명에 문제라도 생길까 봐 염려가 크다.

현재 설조스님이 불자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상당하다. 설조스님이 지난달 20일 단식을 선언하고 조계종 인근 우정공원에 천막을 친 후, 단식이 이어지는 동안 매일 수십 명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설조스님은 단식 중에도 만나는 사람에게 법문을 설파하며 단 하루도 방문인들을 내친 적이 없다. 이렇게 단식을 진행한 지 22일 기준 33일째가 됐다.

단식으로 점점 작아지는 목소리는 이제 마이크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불자들 사이에서는 죽음을 불사하며 법문을 설파하는 설조스님에 대한 존경심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범불교도대회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읽혔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설조스님 친필 서한을 전했던 청와대불자회 장덕수 총무는 조계종의 항의 전화를 받은 데 대해 “종단이 불자가 지켜야 하는 오계 중 제1계율인 불살생을 꼭 범해야겠는가. 일단 스님을 살리고 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고 말했다. 그는 “설조스님이 만일 목숨을 잃게 된다면 조계종은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살인을 저지르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범불교도대회에는 불교·개신교·천주교 등 종교계가 함께하는 ‘3·1운동 100주년 종교인개혁연대’도 참석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종교의 타락은 정신의 타락일 뿐 아니라 그 정신을 뒷받침하는 물질세계의 혼란과 왜곡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며 “부디 총무원장을 비롯한 종단 지도부는 설조스님의 외침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즉각 응답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종교인개혁연대는 현 조계종 지도부가 사퇴할 때까지 종단에 대한 참여나 협조도 거부할 것이며, 설조스님의 단식 중단을 촉구하는 의미로 이날부터 릴레이 단식 및 108배를 실행하겠다고 결의했다. 설조스님에게는 “뜻을 받들어 승려대회 및 범재가자대회를 반드시 개최해 개혁을 완수할 테니 단식을 멈춰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설조스님은 단식 중단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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