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칼럼] 사생활의 공간적 보호로서 주거의 자유
[인권칼럼] 사생활의 공간적 보호로서 주거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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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교수 

 

정보사회에서 온라인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면서 사적 영역은 점차 축소되고 있다. 미국법원은 페이스북(facebook)은 더 이상 사적 공간이 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인류의 삶을 다채롭게 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보호돼야 할 사적 공간이 축소됨으로 인한 사생활의 보호문제는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이런 사생활의 공간에서 전통적인 인권이 주거의 자유이다. 우리 헌법은 제16조에서 기본권의 하나로 주거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주거의 자유는 국가권력이나 제3자가 사적 공간인 주거를 침해하지 않는 한 보장된다. 즉 주거의 자유는 개인이 적극적으로 그 보장을 주장하는 권리가 아니라 주거의 불가침을 대상으로 그 보장을 요구하는 기본권이다. 그래서 헌법은 주거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은 검사의 신청에 의한 법관의 영장발부를 요구하고 있다. 국가권력이 개인의 주거의 자유를 침해하려면 적법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누려야 할 기본적 권리 중에 하나가 사적 공간의 보호이다. 이 사적 공간은 외부로부터 접근을 차단하고 혼자만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이러한 공간에서 인간은 휴식과 수면 등 기본적 생활을 충족하고 독자적 개성을 형성하고 유지하게 된다. 주거의 자유에서 주거는 소유관계를 고려하지 않는 모든 종류의 주거를 의미한다. 그래서 개인이 머무르는 일시적인 숙박업소의 방도 주거의 자유로부터 보호받으며, 장기간 거주하게 되는 임차한 주거공간도 주거 자유의 보호를 받는다.

이렇게 주거의 개념은 폭넓게 이해된다. 개인이 거주하고 체류하면서 활동하는 외부와 구분되는 장소는 모두 생활공간으로 주거의 자유에 포함되는 주거공간이 된다. 주거는 고정된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천막이나 캠핑용 차량, 선박의 선실, 참고나 차고 등도 인정된다. 또한 영업공간이나 사무실도 주거의 한 부분을 이루면 주거의 자유에 포함된다. 주거를 폭넓게 인정하는 이유는 개인의 직업활동도 인격발현의 중요한 요소로 공간적으로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주거의 자유는 누구에게나 보장되는 것이기 때문에, 국가에게는 제3자에 의한 침해를 방지하고 보호해야 할 책무가 주어진다. 그래서 형법에는 주거침입죄가 규정돼 있고, 퇴거를 불응하는 행위도 처벌하고 있다. 또한 사법(私法)에서는 주거의 점유를 보호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주거의 자유의 주체가 동의하지 않는 주거의 출입은 주거침입죄를 구성한다. 또한 주택임대차계약에서 임대인이 임차인의 주거에 언제든지 출입할 수 있도록 계약을 맺는 것은 임차인의 주거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으로 무효라고 할 수 있다.

주거의 자유는 근대 시민사회 이후 등장한 인간의 권리이지만, 오늘날까지 의미를 갖는 것은 주거라는 공간이 사생활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주거의 자유는 사적 생활공간인 주거를 외부의 간섭이나 방해, 관찰로부터 보호함으로써 인간의 존엄성 실현과 인격발현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생활공간을 확보해주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거의 자유는 사적 공간에서 발생하는 사생활을 보호한다는 점에서 헌법 제36조 제1항의 혼인과 가족생활을 보다 강력하게 보호하는 기능을 행사하는 중요한 인권으로 기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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