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스파이 의혹으로 미국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마리아 부티나. (출처: 부티나 페이스북)
러시아 스파이 의혹으로 미국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마리아 부티나. (출처: 부티나 페이스북)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에서 러시아 스파이 활동을 한 의혹으로 미국에서 체포된 20대 여성이 미국 정치권에 접근하기 위해 성 접대까지 불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미인계를 활용해 공화당과 유명 로비단체인 미국총기협회(NRA) 등 미국 보수 정치계에 접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18일(현지시간) AP 통신과 폭스뉴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법원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최근 워싱턴DC에서 체포된 마리아 부티나(29)가 한 정치 관계자에게 특수이익집단에서 일자리를 얻는 대가로 성관계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부티나는 워싱턴DC에 거주하면서 러시아와 비밀 연락망을 구축하고, 러시아 정부의 지시로 미국의 정치조직에 침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부티나가 어떤 단체에 침투하려 한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폭스뉴스는 NRA가 포함돼 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아직 부티나가 어떤 특수이익집단에 침투하려 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NRA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또 “부티나는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공화당 활동가인 폴 에릭슨과 동행한 적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법원 제출 자료에서 “부티나가 이외에도 56세 미 정치권 관계자와 동거했으며 자신이 비밀 활동을 위해 그를 이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부티나가 러시아 첩보 요원이라는 구체적인 증거도 제시했다. 검찰에 따르면 부티나는 지난 3월 첩보 요원으로 의심되는 러시아의 한 외교관과 저녁 식사했으며,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들의 연락처도 소지하고 있었다. 또한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보티나가 FSB로부터 보직 제안을 받았다는 내용을 담은 메모도 발견했다고도 했다.

이에 법원은 도주의 우려가 크다는 검찰의 요구를 받아들여 부티나에 대한 구속영장을 수락했다.

현재 부티나는 간첩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부티나의 변호인은 부티나에 대한 혐의가 과장된 것이라며 “부티나는 학생 비자로 미국에 왔으며 아메리칸대에서 국제관계학 석사 학위를 받은 학생일 뿐”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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