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일 서울 성동구 서울성락성결교회에서 ‘사회적 목회 컨퍼런스’가 열렸다. 고려대 석좌교수 손봉호 장로가 기독교 윤리문제를 지적하며 한국교회의 도덕성 회복을 이야기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9
9~10일 서울 성동구 서울성락성결교회에서 ‘사회적 목회 컨퍼런스’가 열렸다. 고려대 석좌교수 손봉호 장로가 기독교 윤리문제를 지적하며 한국교회의 도덕성 회복을 이야기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9

손봉호 “삯꾼·기복신자 교회 떠나야”
스캔들·교권다툼 등 교회 공신력 실추
“성경적 개혁으로 목회자 거룩성 회복”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국교회의 위기를 말하는 이가 많다. 성폭력, 교권다툼, 횡령, 흉악 범죄, 도박, 세습 등 목회자들의 개인 일탈 행위로 치부하고 덮고 가기엔 너무도 심각하다. 시간이 갈수록 돈과 권력 등에 집착하는 현상이 뚜렷하다보니 사회보다 더 세속에 찌든 이익집단으로 비치고 있다. 심지어 성소수자, 난민, 종교인납세 등 사회·정치 현안을 두고서도 해법을 제시하기는커녕 배타적인 흑백논리로 갈등을 더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대안을 찾기 위해 한국교회의 위기를 심도 있게 논의하는 장을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가 마련했다. 이들은 17일 서울 종로5가 기독교회관에서 ‘한국교회의 위기와 미래’라는 주제를 꺼내들고, 목회자들의 윤리 문제와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고려대 석좌교수 손봉호 장로는 한국교회를 위기로 내모는 당사자이자 장본인은 바로 종교지도자라 자부하는 ‘목회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하나님의 특별하신 섭리와 간섭이 없는 한 한국교회는 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냉철하게 진단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이대로 계속 타락하고 약해져야 한다”고 했다. 사회의 비판과 조롱을 받고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아무 특혜도 누리지 못하고 아무 권한이나 영향력도 없게 될 때 비로소 한국교회는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손 장로는 이와 비슷한 발언을 그전에도 했다. 이달 초 열린 ‘사회적 목회 컨퍼런스’에서 손 장로는 “지금의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교회는 완전히 몰락해야 개혁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소신을 피력, 당시 경청하던 수백명의 목회자와 신학생들을 뜨끔하게 했다.

한국교회 폐단 중 하나로 사역자들의 목회의식을 꼽았다. 그는 “하나님 나라에 관심을 쓰기보다 자신의 목회만 제대로 하는 것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목회자들에게 한없이 낮아지고 낮아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세속적으로 아무 이익도 특혜나 특권도 없어지고 오히려 무시와 핍박의 대상이 돼야 한다”며 “이러할 때 (한국교회 안에 있던) 대부분의 삯꾼과 기복신앙 신자들은 교회를 떠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오직 진실하고 순수한 그리스도인들만 남게 된다. 그들(선한 목자와 신자들)이야말로 교회의 진정한 ‘그루터기’가 돼 한국교회를 새롭게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한신대 전 총장 채수일 목사는 교회의 공공성 문제를 우려했다. 그는 기독교가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지 못하고 배타성과 흑백논리로 주요 사안을 대응하다보니 공신력을 실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 예로 종교인 납세, 퀴어(동성애)축제, 종교적 군복무거부(대체복무제), 난민문제 등을 거론했다. 또 교역자의 스캔들, 교회내 성차별, 교권다툼, 교권주의·교파분열, 대형교회 잇따른 세습 등에 대한 엇갈린 시선이 교회의 공공성 신뢰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했다.

채 목사는 “한국교회의 도덕성 위기 현상이 교역자 개인 혹은 일부 교회들의 문제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한국교회 위기의 근저에는 프로테스탄트 교회의 신학적 정체성의 위기가 놓여 있다”고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예장통합 총회장을 역임한 이성희 목사는 한국교회의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목회자가 거룩성을 회복하고, 성경의 본질로 돌아가 성경적 개혁을 이루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가 다시 말씀의 근원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교회의 본질인 거룩성을 회복하는 데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가 뼈를 깎는 개혁의 정신으로 자정과 변화를 이루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시대적 힘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자정 능력을 상실한 교단과 일부 목회자들로 인해 한국교회를 향한 안팎의 비판과 조롱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교회 원로들의 이같이 호소와 메시지에 한국교회가 어떤 대안을 찾아갈지 관심이 쏠린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